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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행장발 기업은행 첫 인사...메세지는?

 

[FETV=유길연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20일 취임 후 첫 번째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10년 만에 선임된 관료출신 행장의 인사에 금융권 안밖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공공성'을 강조하는 윤 행장의 경영 방침이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오는 20일 임·직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보통 기업은행의 임·직원 인사는 1월 중순에 이뤄졌다. 지난 2018년에는 1월 15일에 실행했다. 하지만 노조가 ‘낙하산 인사’라며 외부인사인 윤 행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사태가 길어지면서 인사가 1달 넘게 늦춰졌다.

 

취임 후 첫 인사인 만큼 윤 행장의 경영방침을 읽을 수 있을 전망이다. 관료출신 행장 임명으로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공적 가치를 우선으로 두면서 수익성을 꾀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도 이를 뒷받침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리경제는 '비상경제시국'이라고 진단하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등에 대한 특별금융지원과 세 부담 완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은행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기업은행의 공공성 강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인사의 핵심인 전무이사(수석부행장)에 누가 오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전무이사는 은행의 ‘서열 2위’로 통한다. 때문에 전무는 행장의 경영방침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은행법 제 26조에 따르면 기업은행 전무이사는 은행장 제청으로 금융위가 임명한다. 행장의 뜻이 크게 반영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기업은행 전무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부행장들 가운데 선출된다.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와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 서형근 IBK시스템 대표, 서석중 IBK자산운용 대표 등이 차기 전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10년 만에 관료출신 인물이 행장에 오른 만큼 의외의 인사가 전무 자리를 꿰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머지 부행장급 임원의 교체도 이뤄진다. 부행장 16명 가운데 11명이 올해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4명의 부행장(배용덕, 김창호, 오혁수, 최현숙)은 임기 2+1년을 마친 상태라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 선임된 최석호·정재섭·이상국·전규백 부행장 등은 1년 추가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인사는 기업은행의 전례에 따라 임원-지점장-과·차장급 인사가 한 번에 이뤄지는 ‘원샷인사’로 진행될 계획이다. 당초 외부 인사인 윤 행장이 내부 사정을 잘 알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임원부터 순차적인 인사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인사 지연으로 경영 공백이 길어진 만큼 기존의 방식을 따른다는 방침이다. 만약 임원과 직원 인사가 따로 이뤄진다면 인사 문제로 일선 지점의 혼란이 3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서는 인사가 더 지연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꼼꼼하고 신중하기로 유명한 윤 행장의 업무처리 방식을 고려하면 경영 공백이 다소 길어져도 확실한 인사 배치를 할 것이란 분석이다. 윤 행장은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한 창인 2009년 3월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에 임명돼 철저한 업무처리로 위기를 극복하는데 앞장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 정부의 청와대 경제수석 시절에는 주말까지 반납하며 경제정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다. 경제수석은 국가 경제의 방향과 그에 따른 자원 배분 문제까지 관여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최대한 신중하고 정확한 일처리가 있어야 한다는 윤 행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이처럼 윤 행장은 꼼꼼한 일처리로 국가 위기까지 극복했던 경험 때문에 인사도 ‘신속성’ 보다 ‘정확성’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있다. 특히 원샷인사를 진행하는 만큼 시간이 들더라도 내부 사정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예측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평소 철저한 업무처리를 중시하는 윤 행장이기 때문에 이번 인사도 큰 잡음 없이 이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