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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현아야 엄마가 미안해”…家業 위해 조원태 선택한 이명희의 눈물

조원태·이명희 모자(母子), 크리스마스 모자의 난 일으킨 후 43일 흘러
아들과 딸 사이 고뇌하던 이명희 고문…한진그룹 미래, 조 회장에 맡겨
이명희 고문, 시아버지와 남편이 평생 동안 일궈낸 한진그룹 직접 경험
외부세력과 결탁하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신뢰할 수 없는 듯

[FETV=김현호 기자] 대한항공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조현아 남매의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남매의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고문이 장남인 조 회장의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 고문은 차녀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함께 4일, “저희는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합니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당초 이 고문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지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조원태 회장이 어머니인 이 고문의 집에 찾아가 난동을 부렸는데 이는 이 고문이 조 회장을 지지한다는 언론보도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모자의 난이 발생한지 43일 후, 이 고문의 선택은 장남 조원태 회장이었다.

 

조 회장의 난동 이후 몸에 상처까지 난 이 고문이 장남을 선택한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가장 큰 이유는 조현아씨가 외부세력인 강성부 펀드의 KCGI와 반도건설과 손잡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고문과 막내딸 조현민 전무가 함께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조현아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현아씨는 지난해 12월23일,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 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월31일에는 KCGI와 반도건설과 함께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하여는 개선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고문은 이에 상당한 실망을 했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전문경영인 도입까지 언급했는데 사실상 한진 일가가 아닌 외부세력과 함께 대한항공을 장악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씨에게는 대한항공은 곧 한진 일가의 소유물이라는 시대적 사고방식도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대한항공의 탄생과 성장을 함께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고문은 지난 1973년 조양호 전 회장과 결혼했다. 이 고문은 대한항공 창업주이자 시아버지인 故조중훈 한진 회장시절부터 대한항공의 기틀 마련과 도약을 직접 경험한 산증인이다. 더군다나 대한항공은 교통부(현 국토교통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재철 전 교통부 차관의 장녀다.

 

조 회장과 조현아씨 측이 보유하고 있는 그룹의 지주사, 한진칼 지분은 각각 32.67%, 31.9%다. 결국 국민연금(4.11%)과 소액주주들의 선택에 경영권 향방이 결정되게 됐다. 업계에서는 조원태 회장의 연임 여부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조현아씨의 과거 행적 때문이다.

 

조씨는 땅콩회항 사건 이후 ‘갑질 재벌’이라는 딱지가 붙어있다. 더군다나 관세법 위반과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따라서 총수일가의 일탈을 견제하는 기조로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국민연금이 조씨를 지지할리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 고문의 지원은 조 회장에게 큰 힘이 됐다. 지난해 조 전 회장의 오른팔이었던 석태수 전 한진칼 대표는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KCGI의 공세를 이겨내며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이는 조 전 회장을 지지하는 소액주주들이 강경발언을 쏟아내며 석 전 대표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고문의 지지는 조 전 회장을 지지했던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조 회장 측으로 옮길 수 있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은 올해 3월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원태 회장은 사내이사 연임이 3월 만료 주주들과 주총에서 치열한 표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