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GM 우한 공장. [사진=GM]](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206/art_15807967616671_4cefe3.jpg)
[FETV=김창수 기자] 지난해 중국 시장 자동차 판매 감소로 타격을 입었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또 한 번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신종코로나 진원지인 우한은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계 공장의 집결지로 사태가 계속되면 자동차 산업 침체가 깊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현대기아차 또한 중국과 국내에서 생산 감축에 돌입하는 등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는 2570만대로 전년 대비 8.2% 감소한 바 있다. 중국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 전쟁 등의 영향 때문이었다. 지난해 말 미·중이 1단계 무역 합의에 도달하자 자동차 업계는 ‘올해는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으나 이번엔 신종코로나란 더 큰 악재에 맞닥뜨렸다.
중국 우한은 GM·르노·시트로엥·혼다 등이 공장을 둔 중국의 ‘자동차 메카’로 꼽힌다. 게다가 신종코로나 환자 확산에 따라 우한뿐 아니라 중국 전역으로 ‘공장 셧다운’ 사태가 확산되고 있어 올해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중국 내수 판매 2위인 GM은 우한에 직원 6000명 규모의 합작 공장(상하이GM)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승용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4% 감소해 글로벌 업체 중 가장 큰 타격을 받은 GM은 올해는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연초부터 우한 공장이 폐쇄되면서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
혼다는 지난해 중국차 시장 위축 와중에도 선방했으나 이번 신종코로나 사태를 피해가지 못했다. 혼다의 2019년 중국 판매량은 7.6%(157만대) 증가해 중국 내수 3위에 올랐다. 우한에 있는 합작 공장(둥펑혼다)은 혼다의 글로벌 연매출 11%를 담당하는 주요 거점으로 혼다는 작년 4월 우한에 제3공장까지 문을 여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혼다 우한 공장도 무기한 폐쇄된 상황이다.
푸조시트로앵은 지난해 중국 공장 판매량이 25만대에서 11만대로 55% 급락, 중국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다. 회사의 중국 사업 손익분기점은 18만대로 회사는 2021년까지 판매량을 25만대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푸조시트로앵의 생산 절반을 담당해온 우한 공장이 폐쇄되면서 계획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르노그룹도 우한에 2000명 규모의 연산 30만대 공장을 두고 있다. 르노는 신종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중국 내 판매가 크게 줄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대차 중국 창저우 4공장. [사진=현대자동차]](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206/art_15807967841182_e2bc62.jpg)
우한에 공장을 두지 않아도 어려운 것은 매한가지다. 베이징·충칭·창저우 등에 중국 현지 공장을 두고 있는 현대기아차도 신종코로나의 ‘덫’에 걸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 충칭공장과 사천현대는 중국 내 시(市) 지침에 따라 휴무에 들어가며 북경현대 창저우공장은 부품 수급 여부에 따라 탄력적 근무가 시행될 예정이다.
여기에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 등 생산에 필요한 중국산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현대차 국내 공장들도 휴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사는 4일 실무협의를 열고 공장별·라인별 휴업 계획에 합의했다.
제네시스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개 라인 중 1개 라인은 이날 오전 이미 생산가동이 중단됐으며 오후부터 공식적인 휴업에 들어간다. 또 포터를 생산하는 4공장 1개 라인 역시 이날 오후부터 휴업한다.
코나와 벨로스터 등을 생산하는 1공장은 5일부터 휴업에 들어가는 등 울산 5개 공장 모두 순차적으로 휴업에 돌입해 7일에는 모든 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된다. 여기에 전주공장과 아산공장도 각각 6일과 7일부터 휴업한다.
노사는 휴업 기간을 오는 10∼11일까지로 예상하고 있다.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신종코로나 확산 여파로 연초부터 자동차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