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103/art_15788789494607_4f54fa.jpg)
[FETV=김현호 기자] 연이어 터진 논란으로 한진그룹의 2019년 마무리가 시끄러웠다. 조원태 한진그룹을 향한 공개저격을 시작으로 모자의 난(亂) 까지 연이어 터진 대한항공은 조원태 회장 체재의 ‘비행’은 물론이고 ‘이륙’ 준비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주요 주주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한진칼 2대 주주인 강성부 사장의 KCGI는 최근 지분을 늘렸고 오너 일가에 쓴 소리를 쏟아 냈다. 국민연금공단도 대한항공의 지분을 11.36%로 늘리며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단순 지분’ 확보라고 밝혔던 반도건설이 ‘경영 개입’을 공식 선언했다.
주요 주주들의 연이은 지분 늘리기로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실타래가 얽히고 있는 가운데 재계의 시선은 한진칼의 3월 주주총회로 향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주총에서 한진그룹 경영권 유지를 위해 표대결을 해야 한다.
지난달 23일 조원태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씨는 조 회장이 선대 회장의 유훈을 따르지 않고 있다며 공개 비판했다. 이에 조 회장은 조씨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어머니 이명희씨 자택을 찾아가 고성과 난동을 부렸다. 총수 일가를 둘러싼 ‘막장 드라마’가 연이어 터지자 기업경영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조원태 회장은 가족 간 불화를 의식한 듯 신년사를 발표했다. 특히 신년사 전문을 살펴보면 조 회장은 ‘화합’이라는 단어를 6번이나 언급했다. 지난해 신년사에는 ‘감사’와 ‘소통’을 강조한 대목과 비교되는 부문이다. 이는 그룹 주총을 앞두고 내부결속을 강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총수일가는 총 25%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채 한진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가족 간 협력 없이는 경영권 유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 주주들도 세를 확장하고 있다. '남매의 난'과 '모자의 난'까지 연이어 터저버린 가운데 주요 주주들의 세 확장이 심상치 않다. KCGI는 지난해 한진칼 지분을 15.98%에서 17.29%까지 늘렸고 국민연금도 대한항공의 지분을 11.36%로 늘렸다. 단일주주로써 한진칼 3대 주주인 반도건설은 지분을 8.28%까지 끌어올렸다.
KCGI는 총수일가를 향해 차명주식 의혹을 제기했고 지배구조 개선 의지에 대해서도 평가절하 하는 등 총수일가와 전면전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유튜브 방송에서 대한항공의 재무상태를 언급하며 부채비율은 코스피 200 상장사 중 1위라고 공개비판까지 했다. 여기에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부지를 팔아 재무개선에 나설 것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故조양호 전 회장의 대한항공 경영권 유지를 반대한 전례가 있는 국민연금도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 큰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최근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예고한 상태”라며 “조 회장 연임에 반대표를 던질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반도건설은 ‘발톱’을 들어내며 한진그룹의 경영권 개입을 공식 선언했다. 아직까지 반도 측이 어떤 입장인지는 불분명하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최근 조현아, 조원태 측과 만남이 이어졌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아직 어디 쪽과 함께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캐스팅 보트’ 역할이 거론되고 있는 반도건설의 향후 행보가 한진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11월 반도건설 지분에 대해 “우호적인 지분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한바 있어 반도건설의 표가 조 회장에 우호적인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다.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23일까지다. 한진칼은 그 전에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 두 달여 남은 시점에서 한진그룹의 경영권 확보를 위한 총수일가와 주요 주주들의 우호 지분 확보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