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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식량, 우리는 뭘 먹고 살아야 할까?

기후변화, 인구증가, 환경오염에 대응할 미래식량 개발이 절실한 상황

지구의 자원은 유한하고 인구는 늘어나며 식량을 재배 할 경작지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 언급된 미래식량 위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지구상의 인간을 먹여 살리기 위해 필요한 땅은 10억 헥타르 정도 된다고 한다. 이 면적은 미국 국토와 비슷하며 우리나라의 100배 정도에 해당하는 땅이다. 지구상에 그만한 땅이 남아 있을까?

인간은 고기를 먹는다. 그런데 그 고기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사료 곡물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인간이 먹을 식량으로서의 농사가 아니라 가축이 먹을 사료를 재배하기 위한 농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원에 따르면 가축을 키우기 위해 필요한 땅은 지구 전체 육지 면적의 38%라고 한다. 만약 지금 우리의 육류소비를 두 배로 늘린다면 지구상의 가축용 사육지의 면적으로 60%를 넘는다. 고기만 고집하지 않는다면 이런 악순환은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사진) 미래 식량의 핵심으로 부각한 '식용곤충' / 사진 = 정책공감사이언티픽 아메리칸 편집부에서 출간한 <식량의 미래>라는 책에서는 “세계의 68억 인구가 식량을 생산하고 가축을 기르기 위해 사용하는 땅을 합치면 그 넓이가 남아메리카와 같다. 놀라운 면적이다. 그리고 인구통계학자들은 2050년에는 지구에 95억 인구가 살 것" 이라고 예측한다. 우리 개개인에게 하루 최소 1,500칼로리가 필요하므로, 농업을 현재와 같은 방법으로 계속한다면 전 세계는 브라질 정도의 크기에 해당하는 21억 에이커의 면적을 더 경작해야 할 것이다. 그 정도로 많이 새로 경작할 수 있는 땅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이건 분명 경고의 목소리다.

사료를 재배하기 위한 물, 소나 돼지들이 먹는 물의 양도 엄청나서 전 세계 담수의 70%를 사용하고 있다. 이젠 우리가 먹는 고기를 위해 우리가 먹는 물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잘 알려진 우스개 소리 중에 하나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소’ 라는 사실이 있다. 그런데 우스개가 아니라 진짜 사실이다. IPCC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의 협의체)에 따르면 전 세계 13억만 마리의 소가 1년간 배출하는 매탄가스 양이 전 세계 온실가스의 18%를 차지한다.

우리는 이런 악순환을 해결할 해답을 <설국열차>와 같은 영화에서 얻어야 할까? 아니 우리 곁에는 이미 미래식량이 가까이 있는데 너무 무시하고 살았던 건 아닐까? 메뚜기를 튀겨서 먹고, 개구리 뒷다리를 먹고, 번데기를 먹었던 우리들이다. 이미 우리 생활 속에는 미래식량이 있었다. 비싸서 소고기를 못 먹었던 우리 선조들은 이런 곤충들을 먹으며 단백질을 보충했다. 우리 선조들처럼 우리도 이제 적극적으로 미래식량을 준비를 해야 한다.

2013년 유엔식량농업기구는 곤충을 “인류의 훌륭한 영양공급원” 이라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곤충을 '작은 가축' 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미 110여개국 20억명 이상이 식용곤충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용곤충은 영양학적으로 아주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이며 가축을 사육할 때보다 사료는 최대 20배, 물은 최대 5배까지 절약할 수 있다. 식용곤충은 말 그대로 ‘슈퍼푸드’ 인 것이다.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의 발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1600억 원이던 국내 곤충 산업 규모가 2020년에는 5000억 원을 돌파한다고 한다. 곤충을 이제는 혐오식품이 아닌 필수식품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할 시기가 의외로 빨리 오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곤충을 먹는 나라를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는 곤충을 효율적으로 잘 먹어야 잘 사는 나라일 것이다. 나라마다 곤충을 먹는 방식은 조금씩 다르다. 한국인들이 번데기를 먹는 것처럼 말이다. 멕시코 남부 오악사카 주에 사는 사람들은 먹을 게 없어 개미를 모아 구워 먹는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는 ‘곤충 요리 연구회’ 가 매월 열린다. 이 행사에서는 다양한 곤충요리 메뉴를 선보인다. 참석자의 말에 의하면 매미의 경우는 고소한 땅콩 맛이 나고 식감이 풍부해서 좋다고 한다. 동남아나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튀긴 곤충요리를 많이 만난다. 맛은 고소하고 바삭해서 맛이 있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유럽은 곤충을 어떻게 먹을까? 유럽은 곤충을 넣은 초콜릿, 사탕, 통조림 등으로 섭취하고 있다.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교 식품 연구소에 따르면 식용곤충은 영양학적으로 우수하고 소고기와 비슷하거나 더 높은 단백질 함량을 보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식용곤충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카페가 강남구에 문을 열었다. 이 카페에서는 일반음료와 함께 식용곤충이 들어간 과자나 견과류 등을 판매하는 데 곤충이 눈에 보이는 상품과 곤충이 보이지 않는 상품 두 가지로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 갈색 거저리 유충 500마리가 들어간 셰이크를 마신 사람들은 식사대용으로 적절하다고 응답했다.

우리나라도 미래 곤충산업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지난 7월7일 국회에서는 곤충산업이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정·윤후덕·김철민·위성곤 의원이 주최한 ‘미래 먹거리, 곤충산업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는 최근진 농림축산식품부 종자생명산업과장의 ‘곤충산업 육성정책 추진현황’ 주제 발표를 시작으로 총 5명의 전문가가 발표 및 토론을 진행하였다.

이 자리에서 농촌진흥청 곤충산업과 이희삼 과장은 ‘곤충의 미래성장산업화를 위한 연구개발추진계획’ 을 주제로 추진배경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곤충 산업은 세계적으로 연구가 심화되는 분야” 라며 “4차 산업시대에 발맞춰 다양한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연구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미양행 정명수 대표는 “소비확대를 위해서는 곤충 가공식품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고 말하며 “곤충의 부정적 이미지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사람의 건강,식량,경제 등에 있어서 이로움을 강조하는 마케팅이 중요하다“ 고 발표했다.

식량부족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바꿔야 하며 기존의 식량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식용곤충 뿐만 아니라 식물성 육류 제품 개발 등 미래식량 개발에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미래식량은 환경도 바꾸고 기후도 변화시키고, 우리의 안정적 먹거리를 확보할 중요한 화두이다.



[푸드경제TV 조양제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