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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1926년 창립된 유한양행이 2026년 100주년을 맞았다.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의 ‘애국애족’ 정신에서 출발한 유한양행은 전문경영인 체제, 사회 환원 경영, 그리고 신약개발 기업으로의 전환까지 국내 제약 산업의 성장 과정 속에서 주요 변화를 함께 겪어 왔다. 이에 FETV는 유한양행의 100년을 관통하는 흐름을 짚어보고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고자 한다. |
[FETV=이건우 기자] 유한양행의 연구개발(R&D) 경쟁력은 특정 시점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약 20년 이상에 걸친 조직 구조 변화가 누적되며 구축된 결과로 분석된다. 생산과 영업 중심 구조에서 출발한 조직은 기능 분리와 통합을 거치며 현재의 연구개발 체계를 갖춰 왔다.
유한양행의 2000년대 초반 조직을 보면 연구개발 기능은 존재했지만 하나의 체계로 통합된 구조는 아니었다. 2003년 조직도 기준으로 중앙연구소가 별도로 운영됐지만 개발 기능은 ‘개발실’로 분리돼 있어 연구와 개발이 조직적으로 분리된 상태였다.
이 시기 연구 조직은 기능별로 세분화된 구조라기보다 조직 내 여러 역할이 분산돼 있는 형태에 가까웠다. 중앙연구소는 제품연구와 공정연구 등 기초 연구 기능을 중심으로 운영됐고 개발 기능은 약품사업본부 산하 ‘개발실’로 별도 편제돼 있었다. 연구와 개발이 서로 다른 조직에 배치되면서 기능 간 연계가 체계적으로 구축된 구조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까지 이어지는 단계별 체계보다는 제품 개선과 생산 지원 중심의 전통 제약사 구조에 가까웠던 것으로 해석된다.
2007년 조직도에서는 연구개발 조직의 구조적 변화가 확인된다. R&D본부가 신설되며 중앙연구소와 개발실, R&D전략실이 하나의 체계로 묶였다. 그동안 각각 분리돼 있던 연구와 개발, 전략 기능이 단일 조직 아래로 통합되면서 연구개발 전반을 총괄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기능별로 나뉘어 있던 조직을 하나의 축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유한양행 R&D 체계가 본격적으로 구축되기 시작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2010년 조직도에서는 연구개발 조직이 사업 부문과 분리된 독립 축으로 재편된 모습이 확인된다. 개발실과 중앙연구소가 기존 사업 조직과 별도의 라인으로 구성되면서 연구개발 기능이 생산·영업 중심 조직과 구분된 구조를 갖추게 된 것이다. 여기에 연구위원회가 별도로 운영되며 연구 방향과 과제 선정 기능이 강화된 점도 특징이다.
이후 201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연구개발 조직은 단순 분리를 넘어 기능별 전문화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나타난다. 2016년 조직도를 보면 중앙연구소 내부가 의약화학, 바이오의약, CMC 등으로 세분화되며 연구 영역이 플랫폼 단위로 재편된 점이 확인된다. 단일 연구 조직에서 다양한 기술 기반을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로 확장된 것이다.
개발 조직 역시 역할 구분이 보다 구체화됐다. 2017~2018년 조직도에서는 제네릭과 개량신약, 혁신신약 등 파이프라인 성격에 따라 개발 기능이 나뉘고, 임상 단계에서는 임상개발, 의학, RA 등 세부 조직이 별도로 운영되는 구조가 확인된다. 후보물질 발굴 이후 임상과 허가,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직적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시기 조직도에서는 임상의학 기능이 별도 본부 단위로 확대되는 흐름도 나타난다. 2018년 전후 조직을 보면 임상개발뿐 아니라 의학, PV(약물감시) 등 기능이 세분화되며 글로벌 신약 개발에 필요한 조직 체계가 강화된 모습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조직 확대라기보다 신약 개발 전주기를 고려한 기능별 분업 체계가 자리 잡는 과정으로 평가된다. 연구, 개발, 임상, 허가 기능이 각각 전문 영역으로 분리되면서도 하나의 파이프라인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점차 정교해진 것이다.
2024년 조직도에서는 ‘R&D총괄 사장’ 직제가 등장하며 연구개발 조직의 지휘 체계가 한층 단순화된 모습이 나타난다. 중앙연구소와 R&D본부, 임상의학본부가 R&D총괄 사장 아래로 재편되면서 연구, 개발, 임상 기능이 통합된 구조다. 과거 기능별로 분리됐던 조직을 다시 하나의 축으로 묶어 의사결정 속도와 자원 배분 효율을 높이려는 전략적 재편으로 분석된다.
2026년 조직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더욱 구체화된 모습이 나타난다. R&D총괄 사장 아래 중앙연구소, 전략실, 의약품개발실, RA·PV 조직, 임상의학본부가 배치되며 연구, 개발, 임상, 허가 기능이 하나의 지휘 체계로 통합됐다. 중앙연구소 내부는 의약공정, 바이오신약, 합성신약, 제제 등으로 세분화되고 ‘New Modality’ 부문이 추가되며 연구 영역의 확장도 확인된다. 임상의학본부 역시 임상개발과 의학 기능을 별도로 운영하며 단계별 역할이 명확해졌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당사의 R&D 조직은 단기간에 형성된 구조가 아니라 체계적인 시스템과 전략의 일관성을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구축돼 왔다"며 "최근에는 핵심 파이프라인 중심으로 자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재정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구개발 효율성과 실행력을 동시에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연구 인력 확보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