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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는 과연 갓뚜기일까?

- 착한 기업, 오뚜기가 사랑받고 있다.

[푸드경제TV 조양제 전문기자] 청와대 상춘재에서 기업인과의 간담회가 27일 열렸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함영준 오뚜기 회장에게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God)뚜기' 라고 부른다면서요.” 라고 덕담을 건넸다. 중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간담회 자리에 초대받은 기업 오뚜기가 착한기업으로 사랑받고 있다. 당시 초대 받은 기업들은 모두 재계 순위 상위권 그룹이었는데 오뚜기만 재계 서열 100위권 밖의 기업. 이례적으로 오뚜기를 초청한 이유는 비정규직이 적고 상속세를 적절하게 납부 하는 등 모범적인 기업이라 격려하고자 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고용도 그렇고,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도 그렇고,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아마도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 라는 말을 만든 것 같다. 젊은 사람이 아주 선망하는 기업이 된 것 같다.” 고 말히며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아주 잘 부합하는, 그런 모델기업이기도 한데 나중에 그 노하우도 말씀해주시면 좋겠다.” 고 격려하였다.

(사진) 착한기업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오뚜기 로고오뚜기가 왜 이렇게 주목받는 것일까? “사람을 비정규직으로는 쓰지 말라." 오뚜기의 창업주인 고 함태호 명예회장의 말이다. 오뚜기의 전체 직원 중에서 비정규직은 1.16%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서 현저히 낮은 비율이다. 故 함 회장은 세상을 떠나기 전 4,242명의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새 새명을 찾아준 할아버지로 유명하다.

오뚜기가 정직한 기업의 표상으로 각인된 계기는 꼼수 없는 상속세 납부가 결정적이었다. 창업주 함 회장이 별세하면서 아들 함영준 회장은 상속받은 주식 3,500억원의 절반에 이르는 1,500억원을 별다른 편법을 쓰지 않고 원칙대로 납부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오뚜기가 갓뚜기가 된 이유에는 비정규직 제로가 큰 역할을 했다. 현재 2대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최근에 대형마트에 파견된 시식사원 1,800여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도 화제가 되었다.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네티즌 ham2**** 는 “갓뚜기를 본 받아야할 기업이 많다”, rain****는 “오뚜기도 단점도 있지만 고용 측면에서는 우리나라 대기업 중에서 가장 잘하고 있다. 이렇게 고용이 안정이 되어야 소비심리도 살아난다. 이런 소식이 자주 들리니 마트가도 비슷한 제품이면 갓뚜기 살려고 노력한다.” 고 밝히기도 했다. 오뚜기의 인기는 최근 갑질논란을 빚고 있는 다른 기업과 상대적으로 비교되면서 더욱 더 착한 기업 이미지로 부각되고 있다.

미담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 2015년 고 함태호 명예회장은 밀알복지재단에 남몰래 300억 원대의 주식을 기부한 사실이 밝혀졌고 최근에는 김석봉 석봉토스트 사장의 증언으로 해당 업체에 마요네즈 등 소스를 무상으로 제공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런 미담이 네티즌 사이에 퍼지면서 오뚜기 라면의 시장점유율도 자연스럽게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20.5% 점유율이 2016년에는 23.2%로 뛰었고, 2017년 5월에는 25.2%까지 상승했다. 2년만에 5% 포인트 증가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아직까지 농심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는 오뚜기의 점유율 상승 이유를 최근에 소비자들 사이에 이슈가 된 착한 기업 이미지가 구매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10년째 라면값을 올리지 않은 것도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올해도 라면값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뚜기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모범적인 기업이 되려면 일감 몰아주기, 순환출자 등 개선할 점도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갓뚜기’라고 칭찬 받는 오뚜기 역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오뚜기는 지배주주 등이 3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들이 12개 국내 계열회사 중 절반이며 이 중 5개회사는 5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적게는 15%에서 많게는 99%에 이르러 일감 몰아주기의 의심을 받기에 충분한 경우들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오뚜기 라면의 경우 지배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35%가량인데 매출의 거의 100%를 오뚜기를 비롯한 계열회사에게 하고 있다.

(사진) 27일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오뚜기 함영준 회장
(사진) 27일 청와대에서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오뚜기 함영준 회장
이런 지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보여준 오뚜기의 사례는 기업이 가야할 길을 보여주는 듯하다. 고용이 안정되어야 소비가 살아난다. 소득이 있으면 당당히 세금을 내야 한다. 많이 벌었으면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 오뚜기가 그렇게 하고 있다. 이런 부분이 새 정부의 기업정책에도 부합하기 때문에 중견기업임에도 초청을 해서 격려를 한 것이다.

오뚜기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는 신조를 갖고 있다. 생전 아버지의 경영철학에 영향을 받아 함영준 회장은 재임하면서 지속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오뚜기 신드롬이 세상을 뜨겁게 하면서 오뚜기 홍보실에서는 지난 5월 한 매체를 통해 “함 명예회장과 함영준 현 회장은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언론에 크게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 고 밝히기도 하였다.

한편, 최근 ‘캠퍼스 잡앤조이’가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일반 소비재 부문‘가장 닮고 싶은 CEO’ 1위를 차지한 사람이 오뚜기 함영준 회장이다. 우리 학생들에게 따르고 싶은 기업, 닮고 싶은 기업인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2017년 오늘 오뚜기는 분명 ‘갓뚜기’ 이다. 오뚜기의 선한 영향력이 다른 기업에도 퍼져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또한 대통령과 만남에서 함영준 회장은 "굉장히 부담스럽다. 대단히 송구스럽다. 감사하다" 고 대통령에게 답했다. 그 대답처럼 오뚜기를 환호했던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는 영원한 ‘갓뚜기’ 가 되길 기대해 본다.



조양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