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사진=현대엔지니어링]](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835/art_15670531189545_df4ce8.jpg)
[FETV=김현호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총괄 부회장은 임원 수시인사제도 시행 이후 첫 인사로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를 임명했다. 당시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으며 취임한 김 대표는 정 부회장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과제는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다. 증권가에서는 정 부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오르기 위해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을 이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김 대표 어깨가 무거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가 취임하고 150여일이 지났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의 과제 해결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창학 대표는 2017년 2월 현대엔지니어링 화공플랜드사업 부사장을 지내고 2년 만에 승진했다. 전임 대표인 성상록 전 대표의 임기가 1년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파격적 인사였다. 또 그는 같은 해 부사장으로 오른 승진 인사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이사 자리를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시 인사에 대해 37년간 현대엔지니어링에서 근무한 공로를 정의선 부회장이 인정하고 그를 최측근 인사로 분류하기도 했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다. 따라서 정의선 부회장이 회장직에 오르기 위해서는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의 지분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 부회장의 현대차 지분은 2.35%에 그친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의 지분 21.43%를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의성 부회장이 이를 위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분 11.72%를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의 1대 주주는 현대건설(38.62%)로써 증권가는 양사를 합병해 정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사진=FETV]](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835/art_1567043433386_68691d.jpg)
문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부진 문제로 김창학 대표의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537억원으로 전년대비 12%가 줄었다. 순이익은 13%가 줄어 201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2018년 해외수주액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0억 달러대를 기록했다. 2018년 해외수주 잔고는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국내 주요 건설사중 이례적으로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2019년도 좋지 않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7년 해외수주액 1위를 기록했지만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9년 초에는 해외수주액이 전년 동기 91%가 줄었다. 14일 공개한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991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9.29%가 줄어들었으며 순이익도 15.5%가 감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악화가 지속되면 그만큼 자사의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가치를 끌어올려야 합병 이후 정의선 부회장의 자금 확보가 용이하지만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사업은 수주와 착공의 시간차가 있기 때문에 실적이 줄어 보일 수 있다”며 “확보된 일감으로 차츰 수주잔고 회복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