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 [사진=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835/art_15667828363101_9b2f45.jpg)
[FETV=김창수 기자] 자동차업계 하투(夏鬪) 열기가 예년 같지 않다. 일각에선 올해 하투는 '개점휴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노조 분위기가 차분(?)하다. 국내 여론이 워낙 좋지 않은 데다 한·일간 경제갈등 및 전반적 시장 침체에 따라 업체마다 실적 압박이 커 노사가 서로 무리수를 두지 않는 모양새다.
26일 관련업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23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 본교섭이 끝난 이후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27일까지 집중교섭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이미 지난 13일 열린 1차 쟁의대책위원회에서도 파업을 유보하고 20일까지 사측과 집중교섭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난 21일 금속노조 총파업에도 630여명의 확대간부만 2시간 가량 동참했고 그 외 조합원은 정상 근무했다.
이러한 노조의 결정은 한·일간 경제갈등 악화 등에 따른 국민여론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조는 8월 초 여름휴가 전까지 파업 돌입에 적극적 행보를 보여 왔다. 지난 5월부터 시작한 임금·단체협약을 두고 사측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곧장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해 이를 가결시켰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달 초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파업권도 획득했다.
그러나 여름휴가 후 한·일 경제갈등이 고조돼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더해진데다 국민 여론까지 부정적으로 돌아서 본격적인 파업 돌입보단 일단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GM 역시 파업을 막기 위한 사측의 달래기가 계속되고 있다. 줄리안 블리셋 GM 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 22일 한국GM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을 방문해 한국 사업장의 전반적인 경영 현황을 점검하고 올해 사업목표 달성을 위해 전 직원이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한국에서의 견고하고 수익성 있는 미래를 위한 계획들이 계속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협력해 달라”면서 “이제는 투자에 대한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이며 이는 전 임직원이 힘을 합할 때 실현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블리셋 사장이 지난 6월에 이어 재차 한국을 방문해 협조를 요청한 것은 노조의 파업 성사를 막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GM 관계자는 “블리셋 사장이 노조 측과도 면담을 진행했다”면서 “파업을 막기 위해 본사에서까지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전 조합원 결의대회를 열었던 지난 13일에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로베르토 럼펠 GM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팀장 및 임원, 현장관리자 등 500명을 대상으로 회사의 경영 현황을 설명하는 긴급 미팅을 갖기도 했다.
최근 경영 악화로 평택공장 생산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임원 감축에 나선 쌍용자동차 노사는 서둘러 2019년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회사의 생존과 고용 안정을 위해 생존 경영에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신속하게 최종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