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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클로즈업]배재훈의 '신뢰경영'...정시운항 세계 1위 현대상선의 비결

 

[FETV=김현호 기자] 배재훈 사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상선이 운항 정시성 1위에 올랐다. 배 사장이 취임한 이후 6개월 만에 거둔 성과였다. 정시성이란 컨테이너 선박이 정해진 입출항 스케줄을 얼마나 정확히 지키는지를 일컫는 말이다. 현대상선이 운항 정시성에서 세계 1위 해운기업으로 자리매김한 비결은 배 사장의 신뢰경영이 자리하고 있다. 임직원은 물론 고객과의 신뢰가 굳건해야 기업이 생존한다는 배 사장의 경영철학이 현대해상을 운항 정시성  세계 최고의 해운사로 만들었다는 의미다.  

 

배 사장은  현대상선 채권단이 주축이 된 현대상선 경영진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해 올해 3월27일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됐다. 당시 위원회는 “배 사장이 영업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경영역량 및 전문성 등을 종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배 사장은 지난 3월 현대상선호(號)의 방향키를 잡은 후 회사의 CI(Corporate Identity) 변경과 해운 얼라이언스 가입 등 굵직한 사안들을 척척 성공시키며 거침없이 항해를 계속했다.

 

앞서 지난 2016년 8월 현대그룹에서 완전 분리된 후로도 계속 써오던 CI를 과감히 리뉴얼했던 것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것은 물론 기존 현대상선 직원들과 새로 합류한 한진해운 직원을 통합하는 효과를 거뒀다.   

 

이처럼 짧은기간 남다른 경영능력을 입증한 배 사장은 해운전문가는 아니다. 배 사장의 이력을 들여다 보면 바다나 배 등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을 금새 알 수 있다. 사실 배 사장은 IT맨에서 해운맨으로 변신한 아주 색다른 케이스다. 배 사장은 고려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LG반도체 미주지역 법인장과 LG전자 MC해외마케팅담당 부사장, 범한판토스 대표 등을 역임한 IT맨 출신 CEO다. 현대해상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배 사장은 영업 협상력과 글로벌 경영역량, 조직관리 능력 등을 겸비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배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소통 강화를 위해 직급·부서별 간담회 실시, 국내외 지점·사무소 방문 등 강행군을 계속했다. 또 월례조회도 신설해 회사 실적 및 주요 현안을 직원들과 공유하는 등 직원과의 소통도 힘을 쏟았다. 배 사장은 회사 안팎에 책임경영의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임직원의 애사심 고취를 위해 자사주 매입도 지속하고 있다. 그리고 안으론 임직원과의 신뢰를, 밖으론 회원사 및고객과의 신뢰를 강조하며 이를 실천하느라 분주하다. 

배 사장은 현대상선의 지휘봉을 잡은 뒤 국내외 해운업계에 얼굴 알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취임 직후 유럽 지역 주요 화주 및 글로벌 선사들의 CEO(최고경영자)와 자리를 가졌다. 또 지난달엔 3년 만에 열린 한국선주협회 사장단 연찬회에도 참석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배 사장 취임 이후 현대상선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배 사장은 할일이 많고 갈길도 멀다. 우선 8년 연속 적자 상태에 놓인 현대상선을 구해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시작은 좋다. 배 사장의 취임 이후 현대상선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3159억원, 영업손실은 1057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취임 이후 적자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개선된 결과였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8.3%, 영업손실은 644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어 컨테이너 처리 물동량은 108만7379TEU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가 늘어난 수치였다.

 

적자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한 길을 멀지만 배재훈 사장의 취임 이후 6개월 만에 개선된 흐름을 보인 1분기 결과였다. 이와 함께 이번 정시성 1위 기록은 현대상선이 세계 최고의 서비스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덴마크 해운분석기관 ‘시인텔(SeaIntel)’의 선박 운항 정시성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전월 대비 8% 상승한 91.8%를 기록했다. 15개 글로벌 선사의 평균 정시성이 83.5%보다 8.3%p 높은 수치였다. 이에 따른 순위도 전월 대비 4단계 상승한 1위를 기록했다.

 

현대상선의 긍정적 시그널은 또 있다. 지난달 1일 가입한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 때문이다. 디 얼라이언스 가입은 선박 공유 등 기존 회원사들과 동등한 대우를 보장 받는 정회원사 자격이다. 현대상선이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신뢰를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한국 산업은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곤혹에 처해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배재훈 사장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하지만 취임 6개월 만에 현대상선의 체질 개선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시그널이 벌써 3개가 나온 만큼 배 사장의 향후 행보가 우려보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