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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지역화폐 10% 캐시백 인기몰이…수십억 세금투입 적절성 논란

"혜택 부유층·법인에 집중되는 부작용" vs "소비 진작 효과 커…보완점 찾아 개선할 것"

 

[FETV=오세정 기자] 인천의 한 기초자치단체가 추진 중인 지역화폐 10% 캐시백 혜택이 인기를 끌면서 이를 유지하기 위해 수십억원의 세금을 추가 투입하기로 한 것과 관련, 적절성 공방이 일고 있다. 

 

26일 인천시 서구에 따르면 구는 지역 화폐 '서로e음' 사용자에게 10% 캐시백 혜택을 주기 위해 애초 3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가입자가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자 42억5000만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달라며 최근 구의회에 추경 예산안을 제출했다.

 

서구는 5월 1일 서로e음 카드를 출시하면서 연간 가입자 목표를 4만6000명으로 잡았는데, 지난 21일 기준으로 이미 7만1000명이 가입을 마쳤다. 서로e음 결제액 역시 출시 3주 만에 1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예상을 훨씬 웃돌자 올해 연간 결제액 목표치도 1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서로e음 카드가 출시 한 달도 안 돼 이런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결제액의 10%를 돌려주는 캐시백 혜택 때문이다. 10% 캐시백은 전국 지역 화폐 중 최고 수준이다. 캐시백 지급 비용은 행정안전부 40%, 인천시 20%, 서구 40% 비율로 부담한다. 서로e음은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한 지역 화폐여서 국비·시비·구비가 매칭돼 지원되고 있다

 

그러나 결제액이 늘어날수록 캐시백 지급에 필요한 비용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지자체의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해당 예산안을 심의하는 서구의회 일부 의원들은 세금을 투입해 과도하게 높은 캐시백을 주는 것이 지역 내 소비 증가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예산삭감을 예고했다.

 

구의원들은 소비가 많은 부유층이나 법인 등이 상대적으로 많은 캐시백 혜택을 받아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또 지역 소상공인을 살린다는 도입 취지와 다르게 서로e음이 소형 점포에서 사용되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평가했다. 해당 지역 화폐는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프랜차이즈 직영점 등에서는 사용이 불가하지만, 식자재마트 등 대형 점포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

 

아울러 캐시백 지급 예산이 소진되면 이후에는 10% 수준의 캐시백을 지급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 화폐 운영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규술 서구의회 부의장은 "캐시백 혜택이 부유층과 대형 점포에 집중되고 법인이 개인카드로 서로e음을 발급받아 사용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는 보완책이 나오지 않으면 예산을 통과시켜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구는 서로e음 도입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 캐시백 추경 예산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구의회 의원들을 설득한다는 계획이다. 구는 구의회 등의 지적에 따라 1인당 사용 한도를 제한하거나 악의적인 목적으로 서로e음을 사용하는 경우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백익주 서구 경제에너지과 주무관은 "서로e음은 도입 초기 단계로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자료는 나오지 않았으나 소비 진작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 지역 상인과 주민들에게 보다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보완점을 찾아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로e음 카드는 인천시가 운영하는 인천e음 카드와 연계한 지역화폐다. 인천e음 카드는 지역경제와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해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모바일 앱과 선불카드 개념을 결합해 선보였다. 백화점·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 등들 제외하고 인천 점포 17만5000개(99.8%)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단 캐시백 혜택은 인천에 사업자 등록을 한 점포에서만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