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사진 왼쪽)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사진 오른쪽) 모습. [사진=현대건설, 연합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416/art_15554761615847_80e183.jpg)
[FETV=김현호 기자] 2018년 건설사 시공능력 순위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토건 시평액은 삼성물산 17조원을 넘었고 현대건설은 13조원을 넘었다. 국내 건설사중 두 회사만 유일하게 토지시평액이 10조원을 넘긴 것이다.
매년 7월 공개되는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사의 자존심이 걸린 조사다. 1위부터 100위까지 순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시공능력평가는 ▲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이 고려해 순위가 매겨진다.
순위가 높을수록 대규모 공사에 입찰 할 수 있는 이점이 생기며 자연스럽게 회사 이미지에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다. 이는 국내 사업은 물론 해외 사업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국내외 수주 동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삼성물산은 5년 연속 시공능력평가 1위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20세기 평가 1위를 질주하며 건설업계의 큰형님으로 불렸지만 2014년 업계1위에서 내려온 이래 자존심을 구겼다. 반면 매출 규모는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기준 삼성물산의 매출은 12조1190억원인 반면 현대건설은 16조7309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싱가포르, 우즈벡키스탄 공사 수주와 재건축 아파트 수주에 힘입어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삼성 계열사 수주로 인한 실적이 눈에 띄었다.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으로 평가받는 ‘평택시 고덕신도시’에 2조8452억원 규모로 수주했다. 이어 중국에 건설될 삼성 반도체 공장 등 계열사 물량이 총 98.2%에 달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 악화로 인해 건설사 사업에 먹구름이 끼었다. 교보증권은 대형 건설사 5개의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또 해외건설협회가 공개한 ‘해외건설종합서비스’에 따르면 건설사의 해외 수주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해외건설 수주규모는 지난해 동기 52%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가 오르지 않는 저유가 시대에 직면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같은 분석은 해외 건설 수주 부진과 맞물려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분기 15억9064만달러의 수주고를 올렸다. 하지만 현재 동년대비 10억7286만달러에 그쳤다. 현대건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4억4565만 달러보다 무려 4억2182만 달러나 감소한 1분기 기준 2383만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은 국내외 여건이 어려워 구성원들의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인원을 4.4% 감소시켰고 플랜트 인력은 146명 줄였다. 인력이 줄어든다면 그만큼 전문성 있는 구성원 확보가 쉽지 않다. 결국 다른 수주를 성공해도 인력을 급하게 충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성원들의 협업이 쉽지 않은 이유다. 그럼에도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 수주 목표액을 작년보다 85% 증가한 13조1000억원 규모로 잡았다.
삼성물산도 올해 수주목표를 전년 실적보다 9.7% 높은 11조7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어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투명한 소통·팀워크를 강조하며 회사 구성원들의 시너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직원수는 2018년 기준 3년간 2256명이나 감소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가장 안 좋은 시기는 지나갔다고 생각해 앞으로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동 지역 해외 사업의 경우 발주량은 많았지만 국내 시장에 집중하기 위해 발주에 참가하지 않아 해외 수주가 줄어든 것이라”말했다. 또 그는 “직원수가 감소하는 경우는 은퇴연령에 맞춰 회사를 퇴직하는 경우”라며 “회사 사정이 어려워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