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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에 천장 뚫린 달러-원 환율

장중 1520원을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세
유독 달러-원 환율 급등 현상 지속돼

[FETV=이건혁 기자] 이란 사태가 장기화되는 상황 속에서 유달리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기존 달러 수급 불안에 유가발 국내 경제 펀더멘탈 우려가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31일 iM증권에 따르면 전날 달러-원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1520원을 넘어섰다. 이란 사태가 벌어진 이후 달러화 지수 상승폭은 30일 종가기준 2.2% 수준이지만 원화 가치는 5%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반면 달러-엔 환율은 160엔선에서 머무르는 상황이다. iM증권은 "달러-원 환율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던 달러-엔 환율은 제어되고 있지만 유독 달러-원 환율의 급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그동안 지적됐던 달러 수급 불안 이외에 유가발 국내 경제 펀더멘탈 우려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 전했다.

 

실제로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흐름이 지난달 21조원에서 이번달은 32조원까지 늘어났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심리적, 수급적으로 달러-원 환율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4월부터 기업들의 배당정책 강화되면서 외국인들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늘어날 우려도 있다.

 

고유가 장기화로 인한 국내 경제 펀더멘탈 악화 우려도 원화 가치 약세를 더하고 있다. 최근 OECD가 올해 한국 GDP 성장률을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이란 사태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넘어 에너지 공급망 차질로 변하면서 아시아 경제 전반에 미칠 경제적 충격이 커지고 있다.

 

4월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과 RIA(국내시장 복귀계좌) 등으로 달러 수급 여건이 개선될 여지는 남아 있다. 다만 iM증권은 고유가 장기화 여파로 외환시장의 수급 호재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란 전쟁 확전 등으로 유가 추가 상승은 스태크플래이션을 불러올 수 있다. 얕은 수준의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면 미국 국채 금리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다시 글로벌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까지 초래할 수 있다. 이는 달러-원 환율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iM증권은 "1500원 이상의 환율 수준은 국내 경제 펀더멘탈 대비 원화 가치가 다소 과소 평가된 수준으로 판단한다"면서도 "고유가 현상 지속 혹은 유가 추가 상승 리스크에 달러-원 환율이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가만 바라보는 천수답 환율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 급등 현상을 국내 경제 혹은 금융시장 위기로 연결 짓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