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경쟁사 LG생활건강보다 이른 시기에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아모레퍼시픽이 2022년부터 경영주기를 변경한 것도 원인이지만 코스알엑스 인수로 성공 방정식을 새로 세운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이 최근 공시한 2026년 정기 주주총회 자료에 따르면 이전에 없었던 더마뷰티유닛, 액티브뷰티유닛, e커머스유닛, SCI실 등이 조직도에 새로 표기됐다. 이에 아모레퍼시픽 측은 2025년 7월 1일에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생긴 변화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더마와 기능성 중심의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더마뷰티와 액티브뷰티유닛을 신설하고 기존 데일리뷰티유닛은 헤어, 바디&덴탈사업의 글로벌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헤어앤뷰티유닛으로 재편했다.
또한 공급·물류 운영 등 공급망 운영 효율을 제고하기 위해 물류디비전을 SCI실 산하로 편입시켰다. 물류 기능이 SCI실로 이동하면서 기존 SCM유닛은 생산유닛으로 변경했다. 이러한 조직개편이 단행된 후 2026년 1월에 e커머스유닛을 신설했다.
이러한 현상은 LG생활건강에서도 나타났다. LG생활건강은 정기 임원인사에 앞서 2025년 9월 29일 대표를 변경했다. 기존 이정애 전 사장이 퇴임하고 로레알 출신의 이선주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실적 부진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의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한 6조355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707억원으로 62.8%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은 사업 재정비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일회성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9.5% 증가한 4조25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358억원으로 52.3% 증가했다. 해외사업 성장과 수익성 개선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이는 단적으로 LG생활건강과 대조되는 성적이다.
그럼에도 LG생활건강의 조직개편은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늦었다. 이러한 결과가 도출된 것은 아모레퍼시픽이 그룹 차원에서 2022년부터 회계 기준은 기존대로 1~12월로 유지하되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경영주기를 7~6월로 변경하면서 조직개편을 단행한 결과다.
이 가운데 코스알엑스 인수를 통해 더마코스메틱(‘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과 인디 브랜드(독립(independent)의 준말로 주로 중소·신생 브랜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실상 아모레퍼시픽은 자체 브랜드를 통한 경쟁력 강화 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다 아모레퍼시픽은 2021년과 2023년에 걸쳐 코스알엑스 지분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2013년에 설립된 코스알엑스는 민감 피부를 위한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로 알려졌다.
특히 코스알엑스의 매출 중 해외 비중이 90%에 달했다. 이를 기반으로 2024년에 389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으로서는 이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과 사업 확대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조직개편을 경영주기에 맞춰 진행한 양상이다.
다만 LG생활건강은 대표 교체와 함께 사업전략을 재수립하면서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조직개편이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물론 LG생활건강으로서는 기존 정기인사 일정보다 이르게 신임 대표를 선임하고 수술에 나섰지만 경쟁사에 비하면 늦었던 셈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12월 기존 뷰티사업부와 HDB(홈케어&데일리뷰티)사업부를 럭셔리뷰티, 더마&컨템포러리뷰티, 크로스카테고리뷰티, 네오뷰티, HDB 등으로 세분화했다. 시기를 달랐지만 양 사가 동일하게 화장품 브랜드 담당 조직을 보다 세분화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글로벌 핵심 시장 집중 육성, 통합 뷰티 솔루션 강화, 바이오 기술 기반 항노화 개발, 민첩한 조직 혁신, 인공지능 기반 업무 전환 등 5개 전략 과제를 지속 추진 중”이라며 “시장 변화에 더욱 밀착하기 위해 지난해 조직을 개편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