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1949년부터 이어온 고려아연과 영풍의 ‘한 지붕 두 가족’ 경영 체제가 최근 유례없는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단순한 지분 싸움에서 벗어나 사모펀드의 등판과 거버넌스 개편, 주주환원책을 둘러싼 법적 공방까지 더해지며 한국 자본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ETV는 이번 분쟁의 기원부터 최근 이슈까지 심층적으로 조명해보고자 한다. |
[FETV=손영은 기자] 고려아연과 영풍·MBK가 기업 지배구조를 두고 의견을 다투고 있다. 집행임원제, 의장 변경, 이사회 소집 절차 등 관련 안건이 상정된 가운데 3월 주주총회까지 양측의 논쟁은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영풍·MBK 측은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집행임원제도 도입, 주주총회 의장 변경, 이사회 소집 절차 등 정관 변경을 제안했다. 이는 경영진과 이사회를 분리하고 이사회 권한을 더욱 확대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집행임원제도 의안 결의 시 회사는 대표집행임원과 집행임원을 두게 된다. 대표집행임원과 집행임원은 이사가 아닌 이들 중에서 이사회 결의로 선임과 해임할 수 있다. 이들의 수, 직책, 보수 등은 이사회 결의로 정해야 한다. 대표집행임원과 집행임원은 3개월에 1회 이상 업무 진행상황을 이사회에 보고해야 하며 이사와는 겸임할 수 없다.
고려아연은 집행임원제 도입 제안은 근거 없이 집행임원과 이사의 겸직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당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고려아연의 사업 특성상 집행임원제는 부정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강한 실행력과 추진력이 필요한 프로젝트가 많다"며 "해당 제도 도입 시 의사 결정이 보수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 부작용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모펀드 기업들이 임명하는 CEO는 책임감이나 생존에 대한 절박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영풍·MBK 측의 안건에 반대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집행임원제 도입으로 견제와 균형 역할이 가능할 것이라 보았다. 해당 제도는 경영진과 이사회를 분리 이원화를 시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 경영인은 전문성을 가지고 회사 업무 집행에 전념하고 이사회는 이를 감시·감독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선진 지배구조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이 기업 지배구조상 실패를 보여주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고려아연의 지배구조 실패에는 ▲규율 없는 자본 배분과 가치 유출 ▲경영권 고착화 중심 의사결정 ▲법적·규제 리스크를 증폭시키는 패턴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어 중대한 의사결정이 이사회 검토를 거치지 않은 채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예시로 TMC 투자 사례를 꼽았다. TMC는 심해에 분포한 망간단괴에서 니켈·코발트 등을 추출하는 캐나다의 해저 자원 개발사다. 해당 투자는 국제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높은 위험의 프로젝트임에도 사후적으로 이사회에 보고됐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문제가 지난해 지속돼 차입금 증가, 비핵심 사업의 손실, 주주 약속 미이행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공정한 주총 진행을 위해 주총 의장을 이사회 의장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도 제기됐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1~2년 동안 고려아연 주총에서 주주권리의 핵심 제도가 무력화된 바 있다"며 "고려아연은 공정한 52기 주총 진행을 위해 대표이사가 아닌 이사회 의장에게 주총 의장을 맡겨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