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사업방향과 전략, 그리고 지난 기간 동안의 성과에 따라 임원 승진과 퇴임이 결정되곤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완성된 임원 배치와 조직은 변화하는 시장환경에 대한 대응방안이자 생존전략이다. 이에 FETV는 고강도 인사혁신을 단행한 롯데그룹의 2026년 인사와 조직개편을 살펴보고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전략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롯데그룹은 2026년 정기인사에서 기획·전략의 노준형 사장과 재무·관리의 고정욱 사장을 지주사 롯데지주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이는 이동우 전 부회장의 용퇴로 이뤄진 인사로 전략과 재무분야에 무게를 두고 그룹을 경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신동빈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신유열 부사장의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지주에 미래성장실장을 맡고 있는 신유열은 이번에 신설되는 ‘전략컨트롤 조직’에서 중책을 맡기로 했다. 이로써 그룹 전반의 비즈니스 혁신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도할 계획이다.
각 사업군과 지주사를 연결하면서 작은 전략실로 불렸던 HQ(헤드쿼터) 조직을 폐지하면서 생긴 변화로 풀이된다.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사업을 진행하는 계열사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만큼 공동대표 체제를 갖추고 전문성을 기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지주는 크게 대표 아래 7개의 ‘실’ 단위의 조직으로 운영된다. 구체적으로 경영혁신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준법경영실, 경영개선실, 미래성장실이 위치한다. 여기에 전략컨트롤 조직이 신설되는 셈이다.
롯데그룹 측에 따르면 신설되는 전략컨트롤 조직을 어디에 배치할지는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 비즈니스 혁신 등 업무 영역이 그룹 전반에 걸쳐 있는 만큼 신유열 부사장의 영향력이 전 계열사에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실 단위의 조직장이 변경된 곳은 경영혁신실, 재무혁신실, 경영개선실이다. 그중 경영혁신실과 재무혁신실은 기존 두 실장이 롯데지주 공동대표로 선임됨에 따른 조치다. 경영개선실이 기존 임원이 퇴임함에 따른 인사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2026년 정기인사에서 신임 경영개선실장으로 선임된 배교 전무는 롯데캐피탈 출신이다. 그는 197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한 후 롯데캐피탈에 입사했다.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으로 임명되기 이전 롯데캐피탈의 Auto본부장을 지냈다.
이전 롯데지주의 경영개선실장이 롯데 정책본부에서 근무한 후 롯데건설 등 계열사의 경영지원본부, 주택사업본부를 이끌던 이력과는 다른 지점이다. 배교 전무는 여신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는데 롯데캐피탈에서 회계·재무자료 등을 기반으로 신용분석을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공동대표가 된 노준형·고정욱 사장이 맡았던 경영혁신실과 재무혁신실은 각각 황민재 부사장과 최영준 전무가 이끌게 됐다. 황민재 부사장은 롯데케미칼 출신으로 기초소재 종합기술원장, 화학군HQ CTO, 첨단소재사업 대표를 지냈다.
재무혁신실장으로는 최영준 전무가 선임됐다. 최영준 전무는 롯데쇼핑 재무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임원으로 2024년 롯데지주 재무2팀장을 맡은 후 이번에 재무혁신실장으로 올라섰다. 구도로 보면 롯데케미칼 출신이 ‘경영혁신’, 롯데쇼핑 출신이 ‘재무혁신’을 맡게 된 형국이다.
롯데그룹은 이러한 인사이동과 개편으로 롯데지주가 실무형 조직이 됐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의 작은 전략실 HQ 폐지로 롯데지주의 역할과 영향력이 더욱 커진 만큼 이에 맞춰 실무형 임원을 배치했다는 의미다.
실장이 변경 3곳을 제외하면 HR혁신실의 박두환 사장, 커뮤니케이션실의 임성복 부사장, 준법경영실의 박은재 부사장, 미래성장실의 신유열 부사장은 해당 직책을 유지했다. 특히 국내 대기업 최초 직무 기반 HR제도를 도입한 박두환 사장이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신속한 변화관리와 실행력 제고를 위한 성과 기반 수시 임원인사와 외부 인재 영입 원칙을 유지해나갈 방침”이라며 “노준형 사장과 고정욱 사장은 각각 기획과 전략, 재무와 관리 두 파트로 나눠 조직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