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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에너지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임원 정리…‘현금 중시 경영’ 기조 반영?

2026년 임원 10명 자문역 위촉…기초소재 7명·첨단소재 3명
이영준 총괄대표, "경쟁력 열세·차별화 어려운 사업 과감히 합리화"

[FETV=이신형 기자]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12월 임원 인사에서 기초소재 부문을 중심으로 인사 조정을 단행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는 이영준 총괄대표가 신년사에서 밝힌 현금 흐름 중시 경영과 저수익 사업 합리화 기조가 본격 반영됐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진행된 롯데그룹 2026년 인사에서 롯데케미칼은 전무·상무·상무보급 임원 등 10명이 자문역으로 위촉됐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기초소재 부문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첨단소재 부문은 3명에 그쳤다. 신규 임원 인사로는 기초소재 부문에 김송호, 박병관, 오창훈 상무보 등 5명이 합류해 자문역 전환 인원과 신규 인사를 합산하면 기초소재 부문 임원 수는 전년 대비 5명 줄었다. 롯데정밀화학 등 자회사 인사를 제외하면 기초소재 부문에 인사 조정이 집중됐다. 

 

기초소재 부문의 경우 연구소, 신규사업, 마케팅, 공장 지원 등 조직 전 영역에 걸쳐 임원 변동이 발생했다. 반면 첨단소재 부문은 여수 공장 등 일부 생산 조직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인력 조정에 그쳤다.

 

 

이 같은 인사 흐름은 지난 5일 이영준 롯데케미칼 총괄대표가 신년사에서 밝힌 경영 방향과 상통한다. 이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현금 흐름 중시의 엄중한 경영을 지속 유지하겠다”며 올해 경영의 방향성을 명확히 수익성 위주로 잡았다. 또 이 대표는 “보유한 사업을 항시 재점검해 경쟁력이 높고 유망한 사업에는 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반면 경쟁력이 열세하거나 차별화가 어려운 사업은 과감하게 합리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외 석유화학 업계는 현재 중국발 공급과잉이 이어지며 구조적 불균형에 직면해 있다. 특히 NCC 공정에서 생산되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중심으로 한 기초 석유화학 분야의 증설 물량이 누적되며 판가 하락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13조7731억원, 영업손실 50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누적 15조1028억원 대비 8.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누적 6809억원 대비 축소됐지만 여전히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구조적 업황 개선 없이는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현재 기초소재 사업의 경우 석유화학 구조적 업황 악화의 가장 밀접하게 연관돼있는 분야로 현재 정부 주도 구조조정 역시 대부분 이 기초화학 분야의 대표 제품인 에틸렌 등의 생산량을 감축하는 방향성으로 설정돼 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케미칼은 재편안 제출 마감 한달 전인 지난해 11월 HD현대오일뱅크와 대산 석유화학 산업단지 내 공장을 합병하고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사업 재편안을 국내 화학업계 1호로 정부에 제출했다. 이후 여수 산단에서도 한화솔루션, DL케미칼, 여천NCC 등과 중복 설비를 통합·조정하는 추가 사업 재편안을 제출한 상태로도 알려졌다.

 

 

결론적으로 기초소재부문은 이러한 구조 재편의 중심에 있다.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기초소재 사업은 공급과잉 국면에서 수익성 방어가 가장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업계는 지난해 진행된 신년 임원 인사가 저수익 사업을 중심으로 비용 효율화와 조직 슬림화를 추진하겠다는 목적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보고 있다.

 

종합하면 롯데케미칼의 이번 인사는 단순한 세대교체에 그치지 않고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경영 기조 아래 저수익 기초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구조를 재정비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신년사에서 제시한 사업 합리화와 재무 건전성 강화 기조가 실제 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다른 분야에서의 추가 조정 여부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기초소재 부문이 현재 가장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인사 변동이 상대적으로 큰 것"이라며 "이번 인사가 사업성을 기반으로 한 인사 조정이나 정리 성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거쳐 롯데케미칼의 사업 구조 개편 윤곽이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롯데케미칼에 대해 “올해 통합과 셧다운이 마무리되면 가동률 최적화와 고정비 절감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후 적자 폭이 유의미하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