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이신형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행한 공모채가 최근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기존 계획으로는 2500억원을 유입하고자 했지만 기대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5000억원까지 확대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채권 차환 이외에 중장기 투자를 위한 재원도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처음으로 무보증사채 공모발행 계획을 5일 공시했다. 초기 발행 규모는 2500억원으로 총 3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었다. 2500억원 가운데 800억원과 1200억원 규모의 1·2차 발행의 경우 기존 만기도래 채권의 상환 목적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3차 발행의 500억원은 운영 자금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이번 공모채의 핵심은 발행 이전 시행되는 수요 예측 결과에 따라 발행 총액을 최대 5000억원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9일까지 수요 예측을 진행한 뒤 증액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이후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5000억원 규모 공모채 수요 예측에는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방산 업황 호조 속 실적과 수주잔고 모두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 투자 수요를 끌어올린 배경으로 분석된다.
여기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일 정정공시를 통해 공모채 발행 총액을 최대치인 5000억원까지 증액하며 기존 차환 목적 자금 2000억원은 4000억원으로 늘었다. 기존 500억 규모 운영 자금은 1000억원으로 각각 2배씩 확장됐다. 다만 이 자금은 곧바로 신규 투자로 이어지기보다는 향후 본격화될 CAPEX 집행 국면에서 현금 유출 확대에 대비한 유동성 완충 장치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를 기점으로 대규모 CAPEX(자본 지출) 집행 구간에 진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6월 제시한 중장기 투자계획에 따르면 사측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를 지속가능성장과 기술력·안보 환경 대응을 통한 성장 투자 단계로 설정했다.
해당 기간 동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약 11조원의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측 설명에 따르면 자금은 ▲매출 증대를 위한 해외 투자와 신규 시장 진출을 위한 R&D ▲지상방산·항공우주사업 인프라 투자 등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에만 약 4조7918억원의 투자 집행이 예정돼있고 이 가운데 약 3조1618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 해외방산 생산능력 구축, 해외방산 JV(합작법인)·조선업체 지분투자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9월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 기업인 WB사와 천무 유도탄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한 상태다. 또 사우디 국가 방위부와의 합작 법인 설립과 미국 탄약 스마트 팩토리 투자 등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해외 조선소 투자에 약 8000억원의 재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약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통해 LNG·원유 등 수송역량 확보와 해외 에너지 기업과의 해운 합작법인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방산과 조선, 에너지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해외 투자 구상이 본격화되면서 차환 목적을 넘어선 자금 조달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4월과 7월,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약 4조2000억원의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바 있다. 여기에 이번 공모채 증액까지 더해지며 차입과 자본을 병행하는 조달 구조가 한층 뚜렷해졌다.
신용평가사들 역시 이번 공모채를 단기적으로는 차환 성격의 안정적 조달로 평가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대규모 CAPEX 집행에 따른 현금흐름 관리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산 수주 확대에 따라 재고자산과 계약자산이 증가하는 산업 특성상 향후 유동성 관리 전략이 재무 안정성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종합해보면 이번 공모채는 표면적으로는 차환과 일부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수요예측 흥행을 계기로 2배 가까운 증액을 이끌어냈다. 증액을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대규모 투자 국면을 대비한 유동성 여력을 일정 부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단기 차환을 넘어 중장기 CAPEX 집행에 대비한 재무적 완충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전략적 자금 조달 성격이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장기 최대 약 11조원 규모의 투자 소요가 존재한다”며 “향후 구체적인 투자 내용·규모, 투자성과, 운전자본 추이 등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