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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투업, 미래를 말하다] 서상훈 어니스트AI 대표 "AI 기술 통해 금융산업 문제 풀 것"

AI엔진 렌딩인텔리전스, 제주은행 등 활용…타 산업 협력 가능성
국내 25곳 이상 금융사 실데이터 검증, 대손비용 60% 절감 효과

[편집자 주] 온투금융은 지난 10년간 제도권 편입을 거치며 중신용자 중심의 중금리 대출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제도권 금융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최근에는 고도화된 기술력과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FETV는 주요 온투금융사들의 경쟁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진단한다.

 

[FETV=임종현 기자] "어니스트AI로 사명을 변경한 이후 전략 수립과 신사업 개발, 조직 경쟁력 강화 등 경영 전반을 AI 기술 중심으로 사고하게 됐다. 어떤 사안을 보더라도 'AI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하게 된 것이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서상훈 어니스트AI 대표는 FETV와의 인터뷰에서 기술 금융회사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한 이후 현재는 금융기관이 필요로 하는 AI 기술의 연구개발과 서비스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기관과 금융소비자 모두가 실질적인 효용을 체감할 수 있는 기술 구현에 주력하며 금융산업의 AI 전환을 주도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일상 전반으로 확산된 초지능형 AI와 기술 도입이 더딘 금융 현장 간의 간극을 메우는 브릿지 역할을 통해 금융권의 AI 전환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기술적 비전·문제의식 다수 금융기관으로부터 주목 받아

 

어니스트AI는 2015년 2월 어니스트펀드로 출범해 지난해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서상훈 대표는 새 사명에 맞춰 국내 최고 수준의 AI 기반 리스크관리와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한 기술 금융기업으로 지속 성장해 나가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머신러닝과 대안 신용평가 프레임워크를 연구하며 금융기관의 전통적 평가 모델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적 해법을 제시해왔다. 이러한 기술을 금융기관에 제공함으로써 대출 시장의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일관된 목표로 삼고 있다.

 

 

서 대표는 "온투업사 가운데는 어니스트AI처럼 기술을 기반으로 출발한 회사들이 적지 않다"라며 "대표적으로 AI를 활용한 신용평가 기술은 개별 차주의 신용을 전통적인 방식보다 훨씬 정교하게 분석해 상환 의지가 있는 중·저신용자를 보다 세밀하게 발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니스트AI의 기술적 비전과 문제의식은 다수의 금융기관과 대기업으로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실제로 사업 초기부터 신한은행, KB인베스트먼트, 한화금융그룹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협업 관계를 구축해왔다. 기술력이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던 초기 단계부터 금융사들이 기술 검증과 개선 과정에 참여하며 다양한 지원을 제공했고 현재는 주요 고객사로 전환돼 AI 기술을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어니스트AI는 자체 개발한 AI 엔진 렌딩인텔리전스를 구독형 서비스(SaaS) 형태로 제주은행과 신한저축은행 등에 제공하고 있다. 제주은행은 소호 신용대출과 직장인 신용대출, 신용카드 발급 등 3대 핵심 비대면 금융 서비스에 렌딩인텔리전스를 동시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상품별 리스크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동시에 비대면 여신 전반의 의사결정 정확도와 금융 접근성을 함께 높이고 있다.

 

렌딩인텔리전스는 금융사의 여신 비즈니스 프로세스에 탑재돼 기존 신용평가모델(CSS) 등 여신 솔루션과 결합해 리스크관리와 수익성 판단을 동시에 지원하는 AI 엔진이다. 기존 모델로는 포착이 어려운 리스크를 정밀하게 탐지하고 자체 AI 모델 팩토리(MLOps) 기반 고도화를 통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국내 25곳 이상의 금융사 실데이터 검증에서는 기존 방식 대비 대손비용을 최대 60%까지 절감하는 효과도 확인됐다.

 

서 대표는 "현재 많은 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다른 산업과의 협력 역시 열어두고 검토 중에 있다"라며 "이 같은 맥락에서 올해 KT 엔터프라이즈 부문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다양한 사업 개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니스트AI는 지난 8월 KT와 금융 분야 디지털 전환(AX) 사업 확대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어니스트AI가 보유한 금융 특화 버티컬 AI 기술력과 KT의 클라우드 인프라 및 엔터프라이즈 사업 역량을 결합해 금융사를 포함한 국내 AX 시장을 공동으로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금융 분야 AI 서비스 공동 개발과 데이터 인텔리전스 기반 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어니스트AI의 AI 기반 신용평가 기술을 KT의 데이터 인텔리전스 사업과 결합해 대출 심사와 리스크관리, 이상거래탐지 등 금융 현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AI 서비스를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별 맞춤형 AI 솔루션으로 협업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향후 3년 내 월 1000억 규모 중금리대출 실행 목표
 

서 대표는 2015년 창업 이후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부족한 기술력과 예상치 못한 규제 공백의 장기화가 겹치면서 창업 당시 목표했던 바를 충분히 달성하지 못했다고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중금리 대출 공급 부족과 고금리 대출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술을 통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창업을 결심한 바 있다.

 

다만 이 과정 속에서도 어니스트AI는 중금리 대출을 안정적으로 취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솔루션을 개발하며 은행과 카드사, 캐피탈사 등 다양한 금융기관에 기술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금융기관 연계대출을 본격화되며 사업 확장 속도가 빨라지는 등 성장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서 대표는 "그간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목표를 훨씬 빠른 속도로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어느 때보다 강하게 갖고 있다"고 말했다.

 

어니스트AI는 향후 3년 내 월 1000억원 이상 규모의 중금리 대출을 실행하는 AI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을 중기 성장 목표로 제시했다. 연간 1조원 이상의 민간 중금리대출 공급을 통해 국내 금융 시장의 건전성과 포용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어니스트AI는 저축은행 연계 대출 플랫폼 어니스트펀드를 통해 취급한 전체 대출의 99% 이상을 민간 중금리 대출로 공급해 왔다. 특히 AI를 활용한 정교한 금리 산출 역량이 강점으로 꼽힌다. 자체 데이터 분석 결과 신용점수 800점 이하 중저신용자에게 실행된 대출의 평균 금리는 13% 초반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700점 이하 저신용자 구간에서도 평균 13% 후반대의 금리를 유지했다. 신용점수 하락에 따른 급격한 금리 상승 없이 10% 초중반대 금리를 안정적으로 제공했다는 설명이다.

 

대출 프로세스의 90% 이상을 자동화하고 AI 기반의 정교한 신용위험 평가 체계를 구축하면서 급증하는 중금리 대출 수요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어니스트AI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금융 특화 버티컬 AI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서 대표는 "기술은 모든 산업에서 필요로 하지만 어니스트AI는 우선 금융 산업에 집중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