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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칼럼]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연말 성과금 ‘1500원’

[FETV=김선호 기자] “못 받은 사람도 있었고 1500원을 지급받기도 했죠. 2024년 연말 성과금으로 총 3억원을 주기로 했고 그걸 임직원이 쪼개서 받다 보니 생긴 결과입니다. 근속연수나 직급, 성과에 따라서 차등 지급이 됐을 테니 임직원 사이에서도 금액이 달랐겠죠. 못 받은 것보다야 낫겠지만 통장에 찍힌 성과금 1500원을 보며 느꼈을 허탈감 혹은 상실감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색조화장품 전문 ODM 기업인 씨앤씨인터내셔널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약 1년 전 성과금을 받고 난 뒤의 소회를 이와 같이 말했다. 씨앤씨인터내셔널 지분 매각 전 오너가(家)인 배은철 전 회장과 배수아 대표는 각각 2024년 보수총액으로 11억원, 12억원을 지급받았다.

 

배은철 전 회장과 그의 딸인 배수아 대표는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창업과 성장을 이뤄낸 장본인이다. 배은철 전 회장은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에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1997년 씨앤씨인터내셔널을 설립했고 배수아 대표는 입술화장용 제품 개발로 도약을 이뤄냈다.

 

매출은 2022년부터 눈에 띄게 증가했다.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고 그 다음해인 2023년 2000억원을 넘어섰다. 2024년은 매출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282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3000억원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상장을 한 2021년에 매출이 91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때문에 임직원이 가졌을 보상 규모에 대한 기대감도 컸을 거다. 하지만 임직원의 통장에 찍힌 금액은 이와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말 기준 사업보고서에 기재한 직원 수는 619명으로 1인 평균 급여액은 4700만원이었다. 해당 급여를 받으며 직원들은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성장을 위해 근로했다.

 

지난해 기준 연말 성과금으로 배정한 금액은 3억원으로 이를 619명으로 나누면 1인당 평균 48만4653만원을 수령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서 차등 지급을 하다보니 누군가는 못 받기도 누군가는 1500원을 받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배은철 전 회장과 배수아 대표는 매년 억 단위의 상여금을 수령했다. 때문에 이들은 사업보고서에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임원으로 기재됐다. 1500원의 성과금을 받은 직원은 이를 보며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1500원으로는 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도 사지 못한다. 

 

오너가는 올해 어센트EP가 조성한 뷰티시너지에 지분을 매각했다. 앞서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상장 이후 첫 결산 배당(기준일 2024년 12월 31일)을 실시했다. 1주당 배당금은 1000원으로 배은철 전 회장은 26억원, 배수아 대표는 20억원 가량의 현금을 쥘 수 있었다.

 

배수아 대표는 씨앤씨인터내셔널을 인수한 어센트EP로부터 인정을 받고 수장으로서 자리를 유지했다. 그렇지만 직원은 최대주주가 바뀐 만큼 인센티브 규모와 제도도 변경될지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 이번에는 기대가 희망고문이 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