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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투업, 미래를 말하다] 이효진 에잇퍼센트 대표 "고객이 있는 곳에 금융이 찾아갈 것“

대출 실행·상환 등 기능 외부 플랫폼에 연동
고객 생활패턴 등 개별 상황 맞는 금융 설계

[편집자 주] 온투업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규제 부담이 겹치며 성장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온투사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금융기술 수출 등을 통해 사업 구조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FETV는 업권 대표 CEO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온투업의 현주소를 짚고 구조적 과제와 향후 방향성을 조명한다.

 

[FETV=임종현 기자] "은행 창구에서 ATM으로, 금융 앱으로 이어지며 금융 접근을 위해 고객이 이동해야 했던 거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는 고객이 금융을 찾아오는 구조가 아니라 금융이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에잇퍼센트는 이용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플랫폼 안에서 필요한 순간에 금융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효진 에잇퍼센트 대표는 FETV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사의 기술을 외부 플랫폼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ChatGPT와 같은 AI 서비스가 여러 플랫폼에서 활용되듯 에잇퍼센트의 금융 서비스 역시 특정 앱에 머물지 않고 여러 접점에서 제공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금융기관이나 금융사 앱 중심의 구조에서 벗어나 이용자가 실제로 활동하는 플랫폼 안에서 금융을 제공함으로써 기존 금융이 놓쳤던 가능성을 포착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개인·소상공인 등 각자의 상황에 맞는 금융을 공급하고 포용적 금융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 온투업 본질은 '금융 소외계층에 적합한 중금리대출 공급'
 

온투업권은 2020년 제도권에 편입된 이후 지난 5년간 규제 정비와 시장 재편의 과정을 거쳐왔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5월부터 온투업-저축은행 연계투자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며 초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저축은행 연계투자 규모는 현재 약 1000억원 수준으로 80조원에 달하는 중금리대출 시장 대비 비중은 아직 제한적이다. 시장 규모를 고려할 때 향후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이효진 에잇퍼센트 대표는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핀테크 업계에서 가장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에잇퍼센트는 2014년 금리단층(금리 부담이 갑자기 커지는 현상)에 주목해 시장에 진입한 이후 중금리대출을 회사의 핵심 사업으로 집중 육성해 왔다.

 

그는 "온투업의 본질은 금융 접근성이 부족한 금융 소외자들에게 적합한 중금리대출을 공급하는 포용적 금융"이라며 지난 10년 간 이 원칙을 중심에 뒀고 비즈니스 확장도 이 원칙 안에서 선택한다. 이러한 기조가 곧 에잇퍼센트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중금리대출은 기술과 리스크관리 역량이 함께 뒷받침돼야 지속 가능한 영역이다. 온투업은 기존 금융권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차주를 다루는 만큼 평가 기준도 엄격해야 한다. 에잇퍼센트는 포용적 금융이라는 원칙을 유지하기 위해 AI 기반 신용평가 모형 고도화, 리스크관리 등 기술적인 부문에 가장 많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인력 구성과 심사 프로세스에서도 확인된다. 전체 임직원 중 약 20%가 전문심사역으로 구성돼 있으며 머신러닝 기반 1차 평가 이후 대출 전문 심사역이 정성 심사를 맡는다. 심사 단계에서는 4명의 심사역 중 3명 이상이 동의해야만 대출이 승인되는 다중 검증 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머신러닝 모델, 전문 심사역, 부실관리 전담 프로세스, 조기 경보 시스템 등을 이중·삼중으로 운영하는 이유는 투자자 보호를 통해 서비스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투자자의 신뢰를 잃으면 장기적 성장이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11월 말 기준 에잇퍼센트의 연체율은 1.18%로 개인신용·부동산·증권계좌 등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온투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낮은 연체율의 배경으로는 정교한 리스크 관리 체계가 꼽힌다. 에잇퍼센트는 자체 개발한 AI 기반 신용평가 모형(E-index 4.0)을 중심으로 개인회생 예측 등 보조 모형을 결합해 대출 전 과정에 적용하고 있다. 규제·시장 변화에 맞춰 모형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는 자동화 체계도 강점이다.

 

담보 평가 역시 단순 시세 산정을 넘어 세대수·층수 등 정량 요소와 실거주 여부, 부외 소득 등 차주의 정성 정보를 함께 반영하는 다층적 구조를 갖췄다. 고액·특수 대출의 경우에는 알고리즘에만 의존하지 않고 전문 심사역이 최종 판단을 내리는 이중 검증 체계를 적용한다.

 

대출 실행 이후의 채권 관리도 전 과정을 내재화했다. 전문 채권관리팀이 상환 안내부터 상담, 법적 조치까지 직접 수행하며 이를 통해 회수율 안정성과 고객 민원 감소 효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객이 사용하는 '플랫폼서 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더 효율적

 

에잇퍼센트는 그간 구축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포용적 금융을 가장 잘 구현하는 핀테크 기업'으로서 대출잔액 1조원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긱워커(초단기 노동자), N잡러 등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돼 온 계층으로 대상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들은 플랫폼 경제 확산과 코로나19를 거치며 새로운 근로 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전통 금융권에서는 여전히 충분한 신용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긱워커 시장 규모는 약 10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 대표는 긱워커에 대해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금융소비자 집단이지만 기존 금융권에서는 가장 평가하기 어려운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신용 위험보다는 데이터 정제의 한계로 평가가 어려운 데서 비롯됐다. 소득 구조가 비정형적이고 거래 데이터가 파편화돼 있다는 점이 주요 이유로 꼽았다.

 

에잇퍼센트는 지난 10년간 축적해 온 대안 데이터와 머신러닝 기반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해 왔다고 밝혔다. 이 시장에서 '정교한 중금리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에잇퍼센트는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 LaaS(Lending as a Service) 모델을 앞세우고 있다. 대출 실행, 상환·연장 등 금융 기능을 외부 플랫폼에 서비스 형태로 제공해 이용자가 금융사 앱에 별도로 접속하지 않아도 자신이 활동 중인 플랫폼 안에서 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인 E-index를 통해 비금융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기존 금융권에서 평가가 어려웠던 긱워커와 프리랜서에게도 합리적인 금리의 대출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고객이 반드시 금융 앱을 켜서 금융을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고객이 사용하는 플랫폼에서 바로 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고객이 있는 곳으로 금융이 찾아간다'는 것은 금융사가 설정한 획일적인 기준에 고객을 맞추는 방식이 아니라 고객의 직업과 소득 구조, 생활 패턴 등 개별 상황에 맞는 금융을 설계해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객 세그먼트를 세분화해 정밀하게 평가하고 그 결과에 맞는 대출 상품을 설계·공급할 수 있는 역량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끊임없이 고도화 중인 E-index, 기존 금융 대비 빠르게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확장 가능한 클라우드 인프라, 다양한 자산 유형을 활용해 대출 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온투업 라이선스를 모두 갖추고 있다"라며 "고객 세그먼트를 세분화해 정교하게 평가하고 이에 맞는 대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에잇퍼센트만의 핵심 자산"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