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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NHN은 게임 규제 강화로 성장 한계에 마주친 뒤 결제·광고, 클라우드, 커머스 등 비게임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FETV는 이러한 전환이 NHN의 수익 구조에 미친 영향을 집중 점검한다. |
[FETV=신동현 기자] NHN의 게임 사업은 올해 제시했던 성장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하지만 시장에선 정우진 대표의 ‘게임 승부수’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정 대표는 ‘파이널 판타지’ IP 기반 대형 타이틀을 필두로 한 신작들을 내세워 게임 사업 부문의 반등을 노린다.
지난 2월 정우진 대표는 게임 부문의 부활을 선언했다. 정 대표는 신년사에서 "올해 그룹 전체 게임사업 매출의 30% 이상 성장을 목표로 한다"며 "한게임이 가진 웹보드 게임 1위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하고 다키스트데이즈·어비스디아를 포함한 다량의 신작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NHN의 존재감을 확고히 각인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NHN 게임 사업 기반이 된 ‘한게임’은 1999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설립한 온라인 보드·카드게임 플랫폼이다. 포커·고스톱·바둑·장기·윷놀이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을 제공하며 서비스 5개월 만에 300만 회원을 확보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2000년 NHN에 합병된 한게임은 이후 웹보드 장르의 대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2010년대 초반까지 웹보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며 NHN의 핵심 매출원 역할을 했다. 대표작으로는 서비스 초기 출시된 ‘한게임 포커’, 2009년 리뉴얼 버전의 ‘한게임 고스톱(맞고)’, 국내 이용자 수 1위를 기록한 ‘한게임 바둑’ 등이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성장한 2010년대 초 NHN은 ‘모바일 한게임 포커’, ‘한게임 신맞고’ 등을 출시하며 모바일 전환에 대응했다. 동시에 블루홀스튜디오서 개발한 ‘테라’, ‘스페셜포스2’ 등 외부 개발사 작품을 퍼블리싱하며 플랫폼 사업 영역도 확장했다.
NHN의 게임 사업 매출은 결제·클라우드 사업 성장으로 전체 비중이 낮아졌지만 규모 자체는 최소 3000억원에서 최대 4900억원 수준을 꾸준히 유지했다. 다만 결제·기술 사업부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는 제한적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웹보드 장르 특유의 사행성 논란으로 인한 규제다. 2014년 월 결제 한도가 30만원으로 제한되며 사업성이 제약됐고 2022년 7월 70만원으로 상향됐지만 장르 구조상 성장성이 낮다는 점은 한계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퍼블리싱 게임 이탈도 아쉬운 대목이다. ‘테라’는 2016년 넥슨으로 이관됐고 ‘스페셜포스2’는 2013년 채널링 종료 후 넷마블 단독 서비스로 전환되며 플랫폼 사업은 축소됐다.
올해 출시작들의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월 출시된 오픈월드 생존 슈팅 RPG ‘다키스트 데이즈’는 초반 동시접속자 1만4000명으로 화제를 모았으나 ‘과도한 과금 구조’, ‘반복적 콘텐츠’, ‘최적화 부족’ 등 비판이 이어지며 흥행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8월 일본 우선 출시된 서브컬처 RPG ‘어비스디아’ 역시 초기 성과를 이어가지 못했다. 출시 직후 일본 앱스토어 무료 1위, OST 100만 조회 등 지표는 좋았지만 매출 순위 반등에는 실패했다. Game-i에 따르면 초반 매출 순위 238위였던 게임은 11월 기준 895위까지 떨어졌다.
NHN은 내년 신작 라인업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정우진 대표는 지난 10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파이널 판타지’ IP 기반 대전 액션 게임 ‘디시디아 듀얼럼 파이널판타지’,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IP 기반 퍼즐게임 ‘퍼즐스타’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이 중 내부 기대치가 가장 높은 작품으로 ‘디시디아 듀얼럼 파이널판타지’를 꼽았다.
정 대표는 “‘파이널 판타지’는 매우 강력한 IP이자 오랜 기간 준비해온 타이틀로 현재 보유 라인업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일본뿐 아니라 서구권을 포함한 아시아 전역에서 이용자 관심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는 일본 스퀘어 에닉스가 1987년 처음 선보인 RPG 시리즈로 35년 넘게 이어진 세계적 IP다. 본편 16편 이상과 수많은 외전·리메이크 작품이 출시됐고 전 세계 판매량은 1억 장을 돌파했다. ‘드래곤 퀘스트’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 RPG로 평가된다.
시리즈는 콘솔·PC·모바일을 넘어 영화·만화 등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됐으며 특히 ‘FF7’, ‘FF10’, ‘FF14(온라인)’, ‘FF16’ 등은 각 세대를 대표하는 히트작으로 꼽힌다. 액션·전략·MMORPG 등 장르 실험을 지속해왔고 스토리텔링·음악·그래픽 등에서 선보인 혁신은 게임 산업 전반에도 큰 영향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