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조선중외제약소를 설립한 1945년에서부터 올해 80주년을 맞이한 JW그룹이 오너 4세로의 승계를 위한 초기 준비 단계에 진입했다. 수액, 항생제와 같은 필수 의약품의 자국화를 이뤄낸 창업자의 이념이 현재 오너 3세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명맥을 잇기 위한 승계 로드맵이 다시 펼쳐지고 있는 중이다. 이에 FETV는 JW그룹의 승계전략 지도가 담긴 상자를 열어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JW그룹의 승계전략은 사실상 오너 3세 체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로드맵이 설정된 것으로 분석된다. 창업자인 이기석 선대회장 시기는 개발에 따른 투자로 경영위기에 직면해 있었고 2세인 이종호 명예회장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이후 3세인 이경하 회장으로 승계가 이뤄지면서 승계구도가 분명해졌다.
JW그룹의 역사는 사실상 광복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주가이제약(中外製藥)의 경성지점이 그 시작으로 광복 이후 한국인이 인수하면서 1945년 ‘조선중외제약소’가 됐다. 이 시기를 JW그룹이 설립된 시기로 본다. 이후 1953년 이기석 선대사장이 법인체제를 갖추고 ‘대한중외제약’으로 사업을 이어 나갔다.
JW그룹은 1959년 전량 수입에 수입하던 수액제를 국산화하는 등 치료 의약품 산업의 초석을 이기석 선대사장이 다졌다고 설명했다. 1960년에 이윤이 거의 남지 않는 수액제 생산으로 자금난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치료제 개발에 대한 투자를 이어 나갔다.
오너 2세인 이종호 명예회장이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한 건 1966년이다. 1969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인 합성 항생제 ‘리지노마이신’ 개발에 성공했고 이를 통해 경영위기를 타개할 수 있었다. 창업자의 차남 이종호 명예회장이 경영위기 속 구원투수로 역할했다.
이는 이종호 명예회장의 경영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때만 해도 장자 승계 등의 원칙보다는 경영의지를 우선 사항에 둔 것으로 보인다. 선대사장은 국내 최초 수액제 ‘5% 포도당’ 출시, 2세인 명예회장은 항생제 ‘리지노마이신’에 이은 사업 확장을 이뤄낸 장본인으로 평가된다.
전자금융공시에 남아 있는 주요 계열사 JW중외제약의 가장 오래된 공시는 ‘1998년 사업보고서’다. 당시 최대주주는 10.13% 지분을 보유한 이종호 명예회장이었다. 그를 중심으로 형인 이영호 씨가 1.25%, 아들 이경하·이동하·이정하 씨가 각각 1% 미만의 지분을 보유했다.
이외에 조카인 이승하 씨도 0.15%를 지분을 소유했다. 그 이전의 이력을 공시를 통해 확인할 수는 없지만 경영의지를 지닌 이종호 명예회장에게 지분을 보다 집중시킨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대주주의 개인 보유 지분으로는 불안정한 상태였다.
이러한 지분구조의 형태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JW중외제약의 최대주주가 오너 2세인 이종호 명예회장에서 3세인 이경하 회장으로 변경된 건 2003년이다. 일부 지분을 증여받았고 이후 주식을 장내매수하면서다. 이후 JW그룹이 2007년에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이경하 회장의 체제가 더욱 공고해졌다.
2003년에 이경하 회장은 최대주주에 올라섰지만 지분은 9.53%에 불과했다. 나머지 지분은 이종호 명예회장을 비롯해 이영호, 이동하, 이정하, 이진하, 이승하 씨 등의 친인척이 나눠 갖고 있는 구조였다. 이 가운데 JW중외제약이 보유한 자사주 지분율은 9.4%였다.
사실상 최대주주가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에는 낮은 지분율이지만 친인척 등 특수관계자가 뒷받침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JW그룹은 오너가(家)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없었다는 것도 이를 반증하는 근거다. 후계구도 대한 오너가 사이의 협의가 순조롭게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오너 3세인 이경하 회장은 24세였던 1986년에 성균관대학교 약대를 졸업하자마자 JW중외제약에 입사했다. 초기 지역 영업담당으로 현장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때에서부터 이른 나이부터 경영수업을 받는 전통이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이후 마케팅, 연구개발, 해외사업 등 다양한 부서를 거치며 경험을 쌓으며 입사 9년 차에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2007년 JW홀딩스 대표 사장, 2015년에 회장이 됐다. 이러한 승계 과정을 오너 4세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이경하 회장의 장남인 1997년생 이기환 매니저는 연나이 25세인 2022년 JW홀딩스에 입사했다. 현재 지주사에서 경영지원본부 경영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입사 이후 줄곧 장내매수를 통해 JW홀딩스 지분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경하 회장의 자녀는 총 3명이다. 장남인 이기환 매니저와 쌍둥이 딸인 이성은·이민경 씨가 있다. 이성은, 이민경 씨는 각각 JW홀딩스의 지분 0.16%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기환 매니저가 주식을 장내매수하며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이경하 회장이 JW그룹의 최대주주로 올라 서게 된 과정과 닮아 있다. 차이가 있다면 이경하 회장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됐을 시에는 JW중외제약이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었고, 현재 지주사인 JW홀딩스에는 JW이종호재단이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자승계 원칙이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지만 그동안 순조롭게 승계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07년부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후 JW홀딩스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며 의약품, 수액, 의료기기 등 각 계열사 전문 역량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