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3 (월)

  • 맑음동두천 12.5℃
  • 맑음강릉 13.2℃
  • 맑음서울 13.4℃
  • 맑음대전 14.0℃
  • 구름조금대구 15.1℃
  • 구름많음울산 14.4℃
  • 맑음광주 12.9℃
  • 구름조금부산 17.3℃
  • 맑음고창 13.0℃
  • 구름많음제주 15.2℃
  • 맑음강화 11.3℃
  • 맑음보은 13.1℃
  • 맑음금산 13.7℃
  • 맑음강진군 14.8℃
  • 구름많음경주시 14.7℃
  • 구름많음거제 14.6℃
기상청 제공


유통


현대백화점그룹, 지주사 전환 성공 주역 '이종근 전무→부사장’

컨트롤타워 기조본에서 경력을 쌓은 정통파
전무에서 부사장까지 '3년', 고속승진 이뤘다

[FETV=김선호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이끈 이종근 전무를 2026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지주사 요건 충족의 마지막 단계로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만이 남아 있는 가운데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직급별로 보면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을 지낸 민왕일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리바트 대표로 내정됐다.

 

그 다음으로 현대그린푸드 푸드서비스사업본부장을 지낸 이진원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현대L&C 대표에 올랐다. 이와 함께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 경영전략실장인 이종근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모두 현대백화점그룹에서 경력을 쌓은 정통파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 전환에 일조한 임원으로 계열사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지주사 전환 추진을 공식화한 2022년 하반기에 주력 계열사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CFO는 각각 민왕일 사장, 이진원 부사장이 맡고 있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초기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을 각각 분할해 두 개의 지주사를 세우는 도안을 그렸다. 그러나 2023년 초 개최한 현대백화점 임시주총에서 분할 안건이 부결되면서 단일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전략을 변경했다. 이러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 실무자가 이종근 부사장이다.

 

이종근 부사장은 1970년생으로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96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했다. 이후 이력을 보면 투자기획팀장, 미래전략담당, 경영전략실장 등 줄곧 현대백화점에 조직된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에서 근무했다.

 

이종근 부사장은 현대백화점그룹의 투자 등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면서 경력을 쌓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해나갔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난제는 단일 지주사로 전략이 전환됨에 따른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간 재협의였다.

 

지주사 전환 전 주력 계열사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의 최대주주는 각각 오너가(家) 형제인 정지선 회장, 정교선 부회장(현대홈쇼핑 회장)이었다. 때문에 두 개 지주사를 세우면서 향후 형제 간 계열 분리 가능성도 수면 위에 올랐다.

 

그러나 단일 지주사 전환으로 전략이 변경됨에 따라 형제 간 지분이 하나의 법인으로 묶일 수밖에 없었고 이에 따른 지분구조를 새로 짜야 했다. 이에 따른 오너가의 협의가 이뤄지고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며 현대지에프홀딩스(옛 현대그린푸드) 최대주주로 정지선 회장이 올랐다.

 

정지선 회장이 교환비율에 따라 현대백화점 주식을 현대지에프홀딩스 주식으로 현물출자 받아 현대백화점그룹의 지배력을 높였다. 그 결과 지주 지분 39.7%를 보유한 정지선 회장이 최대주주, 그 다음으로 29.1%를 지닌 정교선 부회장이 2대 주주로 위치하는 구조가 됐다.

 

단일 지주사로 전환됨에 따라 현대홈쇼핑의 종속기업으로 있는 계열사를 유통과 비유통 사업부문으로 나눌 필요가 없어졌다. 현대홈쇼핑 종속기업은 건축자재 제조·판매 현대L&C, 전기통신 현대퓨처넷, 화장품‧의약품원료 제조 현대바이오랜드, 패션업 한섬 등 이종사업이 혼재해 있었다.

 

때문에 유통업 중심인 현대백화점과 비유통 분야인 현대그린푸드 중심으로 계열사를 정리하는 작업을 수행하고자 했다. 그러나 단일 지주사가 되면서 요건만 충족시키면 됐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홈쇼핑 지분을 매입해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위치시킨 이유다.

 

 

물론 지주사의 증손회사로 남아 있는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올해 초 지주사 요건 충족의 조건을 대부분을 만족시켰다. 이에 올해 초 정기 주총에서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는 “지주사 전환을 순조롭게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료한데 따른 조치로 이를 주도한 이종근 부사장을 이번 인사에서 승진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이종근 부사장이 2023년 전무로 승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년 만에 부사장에 오른 셈이다.

 

이번에 현대에버다임 대표로 내정된 유재기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는데 이종근 부사장과 동일한 1996년에 현대그린푸드로 입사했다. 출생연도로는 1967년생인 유재기 전무가 3년을 앞선다. 그만큼 이종근 부사장이 고속 승진을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2026년 정기 임원인사는 조직 분위기를 쇄신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미가 담겼다”며 “이종근 부사장은 지주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료함에 따른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