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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10만전자의 엔진들] ④솔브레인, HBM 미세공정 안정화 이끄는 케미컬 엔진

분할 5년, HBM 공정 핵심소재 기업으로 도약
대신증권 ‘목표주가 36만원·커버리지 개시’

[편집자 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10만전자를 돌파하자, 시장의 시선이 공급망으로 옮겨갔다. 한미반도체·이오테크닉스·솔브레인 등 1차 벤더주가 일제히 급등하며 ‘삼성 수혜주’로 재평가되고 있다. 삼성의 몸집이 커질수록, 그를 떠받치는 엔진들도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공고해지고 있다. FETV는 삼성전자의 성장 뒤에서 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는 협력사들의 현황을 집중 조명한다.

 

[FETV=나연지 기자] AI 반도체 시대의 경쟁은 장비를 넘어 소재로 향하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과 DDR5 등 초미세 공정이 확산되면서 CMP(화학적 기계연마)·PR(감광액)·식각가스 등 화학소재의 정밀도와 안정성이 수율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세공정 라인 곳곳에서 수율을 떠받치는 기업, 1986년 출발한 솔브레인이 그 중심에 있다. 인적분할 5년 만에 HBM 미세공정의 ‘심장’으로 성장했다.

 

1986년 설립된 솔브레인은 반도체 세정액 국산화를 출발점으로 성장했다. 2000년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CMP(화학적 기계연마)·식각가스·PR 등 첨단 공정소재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이후 2020년 7월 1일 지주회사 솔브레인홀딩스에서 인적분할돼 반도체·디스플레이·2차전지용 케미컬 제조사업을 승계했다. 같은 해 8월 코스닥 변경상장을 마치며 독립소재 체제로 새 출발했다. 분할 이후 솔브레인홀딩스는 공개매수를 통한 현물출자 유상증자(300만주·1주당 22만8700원)를 단행해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하고 지배구조를 안정화했다.

 

분할 이후 행보는 내재화의 심화였다. CMP 슬러리, 식각가스, PR 스트리퍼 등 HBM 공정의 핵심소재를 자체 생산하며 공정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다. 솔브레인은 삼성전자 평택과 SK하이닉스 이천·청주 라인에 모두 소재를 공급하는 국내 주요 화학소재 밴더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HBM의 완성도는 케미컬의 정밀도에서 갈린다”며 솔브레인을 ‘수율의 엔진’으로 평가한다.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은 8633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679억원(영업이익률 19.4%)으로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업현금흐름도 2617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주요 사업 비중은 반도체 소재 76%, 디스플레이 11%, 2차전지 10% 수준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솔브레인에 대한 커버리지를 개시하며 목표주가를 36만원으로 제시했다. 류형근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가동률 상승과 선단공정 확대로 솔브레인의 영업환경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식각액·프리커서·슬러리 등 주요 제품군의 다변화와 미국 테일러 공장(2026년 착공) 등 해외 CAPA 확충이 중장기 성장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Bottom-up 관점에서 사업 다변화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여전히 매력적인 소재 밴더”라고 평가했다.

 

 

솔브레인은 2010년대 이후 해외 생산 거점도 확대해왔다. 2012년 중국 시안에 반도체 공정소재 생산법인을 설립했고, 2022년 미국 텍사스에 SOULBRAIN TX LLC를, 2024년에는 SOULBRAIN RASA TX LLC를 설립하며 글로벌 공급망 대응력을 키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거점에서 신규 소재의 양산 적용을 지원하며 고객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솔브레인의 2025년 10월 말 주가는 약 27만5000원 수준으로 연초 대비 가파르게 상승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메모리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HBM 공정 소재기업의 고부가 전환이 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주회사 솔브레인홀딩스는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지난 10월 ARK Diagnostics 지분 100주를 약 6034억원에 양도하며 현금 4652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Artemis JV LLC 지분 40%를 확보하는 등 반도체와 바이오소재 간 사업 균형을 조정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을 깔았다는 평가다.

 

40년 전 세정액 국산화에서 출발한 솔브레인은 이제 HBM 수율 경쟁의 화학소재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 시대로 가는 길목에서 케미컬 품질 경쟁이 본격화됐다"며 "솔브레인은 CMP와 식각가스를 모두 내재화한 대표적인 국내 밴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