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최근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생산적 금융 전환이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은행권의 시선이 기업대출로 향하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의 경우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를 초과한 상태다. 이에 FETV는 은행들의 가계·기업대출 현황 등을 살펴봤다. |
[FETV=권현원 기자] 우리은행이 기업대출 비중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향후 기업대출 성장률 10%, 기업대출 비중 60%라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가동하기 시작한 그룹 차원의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기존 가계대출·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영업구조를 첨단전략산업 중심 기업금융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업자금 대출 잔액 감소세…상반기 말 기준 150조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원화대출금(기업·가계자금) 잔액은 29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이중 기업자금 대출 잔액은 150조원을 기록하며 이 기간 1.6% 줄었다. 우리은행의 기업대금 대출 잔액은 분기 기준 지난해 3분기 말 160조원을 기록한 이후 올해 상반기 말까지 지속적으로 줄었다. 특히 우리은행은 최근 1년 사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하나은행과 함께 기업대금 대출 잔액 규모가 감소한 은행이었다.

상반기 말 기업규모별 기업자금 대출 잔액은 대기업 32조원, 중소기업 118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대기업은 6.1% 증가했으나 중소기업은 3.4% 감소했다. 9월 말까지도 대기업 기업자금 대출 잔액은 늘고, 중소기업은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졌다.
가계대금 대출 잔액은 상반기 말 148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늘어났다. 우리은행 가계대금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전분기 대비 약 8700억원 줄어든 이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가계대금 대출 잔액 중 주택담보는 123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9.4% 증가했다. 주택담보는 지난해 말 감소한 뒤 상반기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등은 24조원으로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신용대출 등 잔액은 24조원 내외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상반기 말 이후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가계대출 중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잔액 역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생산적 금융 일환 융자 56조 지원 계획 주축
하반기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전략 방향은 위험자산 측면 등을 관리하되 자산 리밸런싱 등을 추진해 신성장 기업·소상공인 지원은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성장 관리는 지속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다만 이후 우리금융그룹이 지난달 말 발표한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대출 비중을 기존 50%에서 향후 60%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앞으로의 구체적인 기업대출 전략 방향이 잡혔다.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에는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에 73조원, 포용금융에 7조원 규모의 지원 계획이 담겼다. 특히 우리금융그룹은 ▲가계·주담대 중심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 흐름을 돌려 기업의 성장 잠재력과 국가 경쟁력 제고 ▲기업금융 명가로서의 경쟁력을 발휘해 기업과 동반성장 ▲금융 취약계층·소상공인을 위한 민생금융 실천과 금융소비자 보호 등 사회적 책임 실현 등을 프로젝트 추진의 핵심배경으로 꼽았다.
생산적 금융 전환에 투입되는 재원 73조원은 국민성장펀드 참여 10조원과 그룹 자체 투자 7조원, 융자 56조원으로 구성된다. 이중 국민성장펀드 참여와 그룹 자체 투자 금액 합계 17조원의 투자규모는 지난 5년간 우리금융그룹이 실행했던 투자실적의 2배 규모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K-Tech 프로그램 19조원 ▲지역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 16조원 ▲혁신 벤처기업 지원 11조원 ▲국가주력산업 수출기업 지원 7조원 ▲우량 중소기업 첨단인력 양성·소상공인 금융 지원 3조원 등으로 구성된 융자 56조원 지원의 주체가 된다.
실제 우리은행은 ‘생산적 금융 전담조직’을 신설해 관련 업무에 대한 콘트롤타워 기능을 부여하기로 했으며, 이달 9일에는 생산적 금융 전환의 일환인 ‘우리 지역선도기업 대출’을 출시했다.
우리 지역선도기업 대출은 생산적 금융 80조원 중 지역소재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16조원 공급의 일부이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비수도권 소재 성장유망산업 기업 지원으로 정부의 지역균형발전과 산업통상자원부의 제5차 산업집적활성화 기본계획에 따라 지역 맞춤형 생산적 금융을 확대 공급할 예정이다.
우리금융그룹은 56조원 규모 융자를 통해 지난 5년간 4% 수준이었던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성장률을 향후 10%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대출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고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영업구조를 첨단전략산업 중심의 기업금융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우리금융 미래동반성장 프로젝트 CEO 합동 브리핑’ 당시 “과거 5년간 기업대출 성장률을 따져보니 4% 정도 됐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연 10% 정도까지는 성장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전체적인 기업대출의 비중이 현재 개인금융, 기업금융 5대 5 정도에서 4대 6까지, 즉 기업금융이 중심이 되는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