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선호 기자] 인천 영종도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인근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매매 대상에서 '토지'는 제외됐다. 이는 5성급 호텔을 4성급 가격으로 낮춰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된다.
파라다이스는 최근 종속기업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칼호텔네트워크로부터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복합리조트 사업자로서 경쟁우위를 강화하고 해외 관광객 수요를 확장하기 위한 목적이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 전경 [사진 파라다이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939/art_17587629767472_1889e7.jpg?iqs=0.961881500904603)
이와 함께 이번 유형자산 취득에 해당하는 대상은 건물만 해당한다고 공시에 기재했다. 토지는 인천공항공사의 소유이기 때문에 매매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칼호텔네트워크는 해당 부지의 공시지가에서 5%를 연간 토지사용료로 인천공항공사에 지급하고 있었다.
토지가 제외되면서 통상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5성급 호텔보다 낮은 가격에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 타워 인수가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 타워는 2014년 개관한 5성급 호텔로 대지면적 1만6000㎡에 총 501객실을 갖추고 있다.
총 인수대금을 객실 수로 나누면 1개의 객실당 약 4억원에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를 인수한 셈이다. 해당 가격은 지난해 서울 4성급 호텔 평균 매매가다. 이에 대해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 계약을 맺은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토지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낮은 가격으로 인수 계약을 맺었다고 보기는 힘든 것으로 분석된다.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의 대지면적 1만6000㎡는 매매 대상에서 제외됐고 건물로만 가격 협상을 진행해 정해진 가격이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로서는 인수를 완료하고 난 뒤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 운영에서 발생하는 토지사용료도 고려해야 했다. 기존 파라다이스시티에 이어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까지 품에 안게 되면서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해야 하는 토지사용료도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토지사용료는 우선적으로 공시지사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가 위치한 주소를 통해 파악한 공시지사는 2025년 기준 ㎡당 98만9100원이다. 이를 총 대지면적 1만6000㎡에 적용하면 158억2560만원 규모다.
그중 5%를 토지사용료로 책정한다. 이를 적용하면 칼호텔네트워크는 연 7억9128만원을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시지가가 높아지면 이에 따라 토지사용료도 증가하게 된다. 토지사용료 증감한도는 전년 동기 대비 9.5%다.
동일한 기준으로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를 운영하면서 인천공항공사에 지급하는 토지사용료는 연 159억7200만원으로 계산된다. 2025년 기준 공시지가는 ㎡당 96만8000원과 전체 대지면적 33만㎡(공시지사 적용 3194억4000만원)를 적용한 값이다.
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 인수로 증가한 토지사용료가 큰 부담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약 160억원에 8억원 정도가 더해지는 정도이다. 이를 감안하면 건물을 취득해 숙박시설을 확충하는게 더 효과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파라다이스시티와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 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를 인수하면서 숙박시설이 확충됨에 따라 카지노 이용객도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다.
파라다이스시티가 보유한 객실 769개에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 501개가 더해지면 총 1270개 객실을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갖출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한 인수금은 차입금과 보유 자금을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차입 규모는 약 1000억원이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코로나19 이후인 2022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고 이를 기점으로 매년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393억원, 747억원이다.
이 가운데 과거 누적된 적자로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은 2218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이번 인수로 숙박시설을 전폭적으로 늘려 실적을 보다 빠르게 개선시켜나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 관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이라며 “파라다이스시티의 전시 기획, 뮤직페스티벌 등을 통한 관광객 증가가 산업 발전의 시너지 효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