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기업들의 임원 인사 시즌이 도래하고 있다. 인사는 임원들의 1년 성과가 반영되는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FETV가 도래하는 인사 시즌에 맞춰 주요 기업 임원들의 성과를 짚어보고 향후 인사 방향을 전망해보고자 한다. |
[FETV=신동현 기자] KT의 인사가 11월 말에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독자 AI 프로젝트 정예팀 선발에서 탈락한 데 이어 무단소액결제와 해킹까지 겹치며 해당 분야 주요 임원들의 인사 방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단소액결제에 해킹 이슈까지 발발…AI 프로젝트도 낙마
KT 무단소액결제 사태는 8월 초 첫 피해가 발생한 뒤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됐고 9월 들어 서버 침해 흔적까지 드러나며 파장이 커졌다. 티머니 충전·상품권 구매 등 현금화 수단을 이용한 피해가 하루 100건 이상으로 폭증했지만 KT는 스미싱 가능성만을 의심하며 늑장 대응했고 뒤늦게 신고하면서 책임론이 확산됐다. 정부 조사와 경찰 수사, 불법 펨토셀 장비 검거로 사건은 일파만파 커졌고 국회 과방위는 24일 김영섭 대표와 함께 주요 임원들을 증인으로 불러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AI부문에서도 KT는 자체 모델 믿:음2.0을 앞세웠지만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정예 5개 팀에 들지 못했다. 정부는 자체 개발 능력과 국민 대상 AI 확산 전략을 중점 평가했는데 KT의 전략은 김영섭 대표 체제 이후 글로벌 협력 중심으로 방향을 틀어 독자 모델 역량보다는 외부 기술 협업에 초점을 맞춘 점과 AI 활용이 공공·금융·제조 등 B2B 서비스에 집중돼 대중성이 부족했다는 점이 탈락에 영향을 끼쳤다.
◇11월 말 인사 임박…임원 평가 향방 주목
해킹 사태의 여파는 네트워크와 보안을 각각 맡아온 서창원 부사장과 황태선 CISO에게 집중되는 분위기다. 서 부사장은 28년간 KT 네트워크 분야에서 일해온 베테랑으로 5G 단독 전송 전략을 선제 도입해 통신 품질 경쟁을 주도했고 배터리 절감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네트워크부문장 취임 이후에는 ‘네트워크운용혁신담당’을 신설해 관리 패러다임을 사후 복구에서 사전 예방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했다. 이를 통해 △AI 기반 원인 규명 시스템 ‘닥터로렌(Dr. Lauren)’ △무선 설비 장애를 AI로 관제하는 ‘닥터 마이크로웨이브(Dr. Microwave)’ 등을 도입하며 KT의 AI 기반 네트워크 관리체계 구축을 담당했다.
황태선 CISO는 2004년 입사 후 보안진단·보안기술 담당을 두루 거친 뒤 2024년 5월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로 승진했다. 그는 취임 직후 5년 동안 총 1조원 규모의 정보보호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마이크로소프트·구글·팔로알토네트웍스 등 글로벌 보안 기업과 협력해 차세대 보안 아키텍처를 설계했다.
또 국내 최초 IT-네트워크 통합 사이버보안센터를 구축하고, DDoS 방어 인프라를 2배로 확대했으며 모니터링 대시보드와 보이스피싱 탐지 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제로트러스트 기반 보안체계, 전사적 위협 모니터링 강화, 전문 인력 육성 등도 주도했다.
AI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신동훈 KT 생성형 AI 랩장(상무·CAIO)에게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신 랩장은 2024년 KT합류 직후 AI코어기술담당을 맡았고 2025년에는 상무로 승진해 KT의 초거대 AI 모델 ‘믿:음 2.0’ 개발을 총괄했다. 믿:음2.0 공개 당시 데이터 주권·사용자 선택·한국적 가치·책임 운영을 4대 원칙으로 내세워 정부의 ‘주권 AI’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 의사를 밝혔다.
KT는 무단소액결제와 해킹으로 인해 네트워크 관리 부실과 보안 체계의 허점이 드러났다. 서창원 부사장은 사내이사 임기가 내년 3월이면 종료되는데 KT의 인사 이동이 11월 말에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점들이 반영돼 사내이사 재선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황태선 CISO도 CEO 직속기구인 정보보안전략위원회 운영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이번 해킹 사건이 인사에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훈 랩장의 경우 비록 김영섭 대표가 외부기업과의 협력 방향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전환했다는걸 감안해도 통신3사 중 유일하게 최종 5팀에 들지 못했다는 점에서 인사 평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