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저축은행들이 2분기 연속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부동산PF 부실채권 정리 등 적극적인 자구노력에 힘입은 결과다. FETV는 주요 저축은행들의 상반기 경영현황을 살펴보고 연체율·수익성 등 핵심 지표를 통해 업권 전반의 체질 변화를 진단한다. |
[FETV=임종현 기자] OK저축은행은 다른 저축은행들과 달리 주식 투자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출 규제 등으로 이자이익이 감소해도 투자수익으로 만회하며 실적을 방어하는 구조다.
올해 실적에서도 이러한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7302억원으로 전년 동기(7767억원) 대비 5.9% 감소했다. 이자수익이 6120억원으로 14% 넘게 줄었음에도 유가증권 처분이익이 증가하면서 하락 폭을 줄였다.
유가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은 521억원으로 전년 동기(35억원) 대비 약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중 매도가능증권처분이익이 491억원을 기록했다. OK저축은행은 보유 유가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매도가능증권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단기매매증권이나 만기까지 보유할 의무가 있는 만기보유증권에 해당하지 않는 필요할 때 처분할 수 있는 자산을 뜻한다.
OK저축은행은 지난 6~7월 iM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LS증권 등 보유 지분을 장내에서 매각해 OK캐피탈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OK저축은행의 iM금융 지분율은 9.7%→7.7%로 낮아졌고 메리츠금융은 0.4%, 신한금융·LS증권은 0%로 줄었다. 같은 기간 OK캐피탈은 iM금융 1.94%, LS증권 3.96%, 신한금융 0.25%, 메리츠금융 0.02%를 새로 보유하게 됐다.
이번 매각은 주주환원 확대 기대감으로 금융주 주가가 급등하면서 자본 규제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상호저축은행업 감독규정 제30조 제1항 제1호는 주식 보유 한도를 자기자본의 5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이에 따라 지분을 정리해야 했고 시장 매각 대신 계열사 OK캐피탈을 창구로 활용했다. 이를 통해 매각 차익과 동시에 iM금융에 대한 주주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매도가능증권처분이익으로 벌어들인 491억원 중 절반 가량은 OK캐피탈을 통한 지분 매각에서 나온 수익으로 추정된다. OK저축은행은 특수관계자 거래 내역에서 OK캐피탈을 통해 202억원의 기타수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석에 따르면 기타 수익 중 193억원은 유가증권 처분이익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만 공시되고 그 외 보유 주식의 매수·매도 내역은 세부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은 상장 주식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 외에도 사모펀드를 활용해 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상반기 지분법적용투자주식 현황을 보면 플랫폼 솔리드인컴 코스닥벤처 일반사모투자신탁 제2호와 푸른 코팅코리아 일반사모투자신탁 등 20개가 넘는 사모펀드에 투자했다.
장부금액은 1593억원으로 전년 동기(1102억원) 대비 44% 증가했으며 지분법손익은 129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새로 편입된 펀드로는 와이씨 코스닥벤처 일반 사모투자신탁 제4호, 쿼드 프로젝트 라이트 일반사모투자신탁 등이 있다.
와이씨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와이씨 코스닥벤처 일반사모투자신탁은 올 6월 설정된 펀드로 주로 벤처주식, 메자닌, 공모주 등에 투자한다. OK저축은행의 투자금액은 30억원으로 지분율은 30%다.
앞서 OK저축은행은 사모펀드 지분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했으나 지난해부터 시행된 회계기준에 따라 지분법 적용 투자주식으로 회계처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가 낸 이익·손실이 OK저축은행 순이익에 직접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