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임종현 기자] 삼성카드는 업계에서 리스크관리 역량이 뛰어난 회사로 평가받는다. 건전성 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 2분기 삼성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0.98%로 현대카드(0.84%)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연체율 0%대로 진입한 것은 지난해 3분기 이후 2분기 만이다. 금융지주 카드사(신한·KB·우리·하나)의 평균 연체율이 1.67%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
주목할 부분은 카드론을 확대했음에도 연체율 상승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이는 삼성카드가 우량 차주 위주의 카드론 포트폴리오를 고수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삼성카드의 2분기 카드론 자산은 6조4975억원으로 지난해 말(6조1791억원) 대비 5% 증가했다.
카드사 입장에선 카드론은 고수익·고위험 상품으로 꼽힌다. 높은 금리 구조와 중·저신용자 중심의 대출 성격 때문이다. 카드론을 늘린다고 해서 연체율이 무조건적으로 오르진 않지만 차주 구조상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은 높다.
다만 삼성카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카드론을 운영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업계 평균 카드론 위험조정이익률 추정치는 3.9% 수준이다. 삼성카드는 5.7%로 가장 높은 편에 속하며 신한카드가 5.2%로 뒤를 이었다.
위험조정이익률은 대출이자율에서 대손비용률과 조달금리를 뺀 값으로 수익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세부적으로 보면 삼성카드의 올해 추정 대손비용률(5.8%)과 조달금리(3.0%)는 업계 평균을 모두 0.3%포인트(p) 밑돈다.
또한 카드론 포트폴리오를 보수적으로 가져간 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쉽게 말해 전체 카드론 자산 중에서 40%는 신용점수 800점을 초과하는 고객으로 30%는 700점 초과, 나머지 30%를 그 외로 채우는 것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은 각 사마다 다를 수 있다. 신용점수는 일부 지표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더 세분화한다"며 "수익성을 높이려면 고금리 차주 비중을 늘려야 하지만 그만큼 연체율 리스크도 커진다. 이를 어떻게 균형 있게 설계하느냐가 카드론 비즈니스의 핵심 역량"이라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리스크관리의 기본 원칙을 '리스크와 수익의 적절한 균형'에 두고 있다. 허용 가능한 리스크 수준은 각 사업의 목적과 전략에 맞춰 설정한다. 재무리스크는 신용·유동성·금리·시장 리스크 등으로 세분해 관리한다.
카드론은 신용리스크로 분류된다. 신용리스크는 여신 거래 상대방의 채무불이행이나 계약 불이행으로 채권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한 데 따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관리 대상에는 개인신판, 할부금융, 리스 등 다양한 상품이 포함된다.
신용리스크 측정에는 금융감독원 모범규준에 따른 예상손실·비예상손실액 산출 방식과 예상 현금흐름에 따라 예상손실액을 추정하는 내부 경험손실율 모형을 함께 활용한다. 이를 통해 산출된 손실 규모는 대손충당금 적립 및 적정성 판단에 쓰인다.
신용리스크는 리스크관리부서에서 월 1회 정기적으로 이뤄지며 필요시 수시 측정도 병행된다. 아울러 스트레스 상황을 분석해 재발가능성 및 대손충당금 또는 자본으로 대비 가능 여부를 검토한다. 설정된 전사 리스크 한도 및 소진율 현황을 분기 1회 이상 모니터링한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리스크 예측부터 채권회수까지 체계적 자산건전성 관리에 집중해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대안정보와 머신러닝 등의 평가기법을 활용한 신용평가모델 고도화를 통해 리스크 발생 확률이 높은 고객에 대한 선별력을 강화해 건전성을 제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