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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붉은사막' 출시 또 늦춘 펄어비스, 실적 보릿고개 길어지나

2021년 첫 출시 목표 이후 3번째 연기…시장 신뢰도 '흔들'
검은사막 매출 하락세 속 인건비 등 영업비용 ↑속 적자전환

[FETV=신동현 기자] '붉은사막' 출시 연기로 인해 펄어비스의 보릿고개가 길어질 전망이다. 2021년 출시 발표 이후 3번째 출시 연기를 단행한 펄어비스는 최근 2년간 검은사막 IP의 매출 감소로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도 금융 및 기타수익 등으로 버텨왔다. 

 

◇‘붉은사막’, 운영 이슈로 내년 1분기로 출시 연기

 

펄어비스가 신작 AAA급 MMORPG ‘붉은사막’의 출시 일정을 내년 1분기로 연기했다. 당초 올해 4분기를 목표로 했지만 내부 준비 과정에서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는 설명이다.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 13일 열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붉은사막’은 보이스오버와 콘솔 인증 등 출시를 위한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며 “대규모 AAA 콘솔 게임을 처음 선보이는 과정에서 오프라인 유통, 파트너사 협업, 스케줄 조정 등이 겹치며 예상보다 시간이 더 소요됐다”고 말했다.

 

발표자리서 ‘내년 1분기 출시를 믿어도 되느냐’는 우려에 대해 허 대표는 “최적의 출시 시점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번에는 내부적으로 일정을 확정한 만큼 지연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2021년 출시 목표 세웠지만 올해로 3번째 출시 연기

 

‘붉은사막’ 개발은 2018년 하반기 펄어비스의 자체 프로젝트로 시작됐다. 2019년 공식 개발 사실을 공개한 뒤 2020년 글로벌 게임 시상식 ‘더 게임 어워드(TGA)’에서 첫 플레이 영상이 공개하며 2021년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출시 일정 무기한 연기를 시작으로 2023년 초에는 구체적인 출시일 대신 ‘개발 완료 시점’을 하반기로 설정하며 불확실성을 이어갔다. 같은 해 8월 독일 게임스컴 2023에서 새로운 트레일러를 공개했고 11월 지스타 2023에서는 글로벌 파트너사 대상으로 비공개 시연을 진행하며 홍보활동은 지속했다.

 

 

2024년에는 지스타 2024에 참가하며 100부스 규모의 체험존을 운영했고 12월 TGA 2024에서 신규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공식 홈페이지에 2025년 출시를 명시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최종 출시 시점을 내년으로 미루며 2021년부터 4년 동안 총 3번 출시 연기를 했다.


◇ 당기순이익은 흑자 냈지만…영업이익은 꾸준히 ↓

 

‘붉은사막’ 개발이 장기화되는 동안 펄어비스의 재무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2021년 1266억원 수준이던 인건비는 2022년 1676억원으로 400억원가량 증가했고, 이후 2024년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갔다.

 

 

마케팅비도 2023년 317억원서 2024년 336억원으로 상승했고 올해에도 상반기에도 샌프란시스코 GDC, 보스턴 팍스 이스트, LA 서머 게임 페스트 등 참여와 함께 하반기에도 해외 홍보활동이 이어질 예정이기에 마케팅 비용은 더 오를 전망이다.

 

 

반면 핵심 수익원인 게임 매출은 감소세다. 2014년 출시된 ‘검은사막’ IP 매출은 2020년 4107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1년 2895억원으로 급감했고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2024년부터는 IP별 매출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검은사막’ 비중이 전체의 75~80%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약 2489억~2655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2524억원과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결과적으로 매출 감소와 비용 증가가 맞물리며 영업이익은 2020년 이후 꾸준히 줄었다. 특히 2023년과 2024년에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섰고, 대신 금융수익과 기타수익 덕분에 순이익을 유지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에는 이 효과가 사라지며 순이익마저 적자로 전환했다.


 

 

◇ 반복되는 출시 연기에 따른 시장 신뢰도↓

 

증권가에서도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출시 연기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조만간 출시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다시 연기되며 모멘텀이 약화됐다”며 “투자 매력보다 회사를 믿고 지켜볼 수 있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몇 년째 일정이 바뀌면서 시장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내년 1분기 출시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약속”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출시 지연이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사안은 아니지만 반복되는 일정 변경은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붉은 사막의 스팀 위시리스트 순위가 44위, 팔로워 수가 3만7000명에 그치는 등 마케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영업적자가 이어졌고, 오프라인 행사와 게임쇼 참가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하반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출시가 내년 초로 연기되면서 단기적으로는 큰 공백은 아니지만, 신작 개발이 장기화되면서 붉은사막 이후 또다시 긴 신작 부재기가 올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리스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