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최근 연달아 발생한 건설현장 사망사고로 인해 산업 전반에 ‘중대재해’ 리스크가 주요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안전관리 수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FETV는 국내 10대 건설사의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긴 안전지표를 비교 분석했다.
◇근로손실재해율, 대우·DL·포스코·롯데 임직원 '0'…현대·GS는 협력사 ‘2 이상’
우선 임직원의 근로손실재해율(LTIFR)을 살펴보면 2024년 기준 대우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 등 4개사는 ‘0’을 기록하며 재해 없는 사업장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0.14에서 0.53 사이의 재해율을 보였다.
협력사 재해율의 경우 전반적으로 1 이하를 유지했으나 현대건설(2.741), GS건설(2.38), 현대엔지니어링(1.168)은 ‘1’을 웃도는 수치를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사고율을 보였다. 특히 현대건설은 재해율이 ‘3’에 가까워 근로손실에 따른 리스크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재해 건수 부문에서는 현대건설이 628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우건설(547건), SK에코플랜트(326건), 롯데건설(318건), 삼성물산(274건) 순이었다. 다만 대우건설은 재해 건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중대재해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이례적인 결과를 보였다.
![10대 건설사 ESG '안전 지표' [사진 각 사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참조]](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3/art_17549898381234_6a2284.jpg?iqs=0.9221625616614775)
◇GS건설 협력사 4명 사망…삼성·현대는 임직원도 사망
중대재해 발생 현황에서는 GS건설이 협력사 사망자 4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부분의 중대재해는 협력사 소속 근로자에게 집중됐지만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자사 임직원 사망사고도 발생해 안전관리 책임이 더욱 무겁게 지적되고 있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중대재해가 전혀 없었던 기업은 대우건설뿐이다.
올해 들어 연이은 사망사고로 위기에 직면한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작년 협력사 재해 건수는 56건으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적었다. 그러나 협력사 소속 사망자 3명이 발생, GS건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중대재해 피해를 기록했다.
한편 ‘안전관리비’ 투자 항목은 현대건설과 DL이앤씨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기업이 별도 항목으로 공시하지 않아 기업 간 비교가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기업은 안전교육도 일반 직무교육과 구분 없이 통합 기재해 실질적인 안전투자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안전관리비 역시 연구개발비처럼 매출이나 임직원 수 대비 비율로 공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포스코이앤씨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사진 포스코이앤씨]](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833/art_17549822173983_5e8e5f.jpg?iqs=0.2729826872006448)
◇성과표 넘어 실질적 안전문화 정착 시급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치들이 단순히 ‘성과표’로만 소비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사고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법·제도적 규제와 함께 실질적인 안전문화 정착이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한 정부와 업계가 공통된 안전지표 산정 기준을 마련하고, 안전관리비·교육 이력 등을 의무적으로 투명 공개하는 표준 공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ESG 경영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은 ‘안전’ 분야가 제대로 관리·평가되려면 단발성 점검이 아니라 지속적 모니터링과 데이터 기반의 예방 활동이 필수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발주처·원청·협력사 모두가 안전관리 책임을 공유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현장 근로자의 참여를 강화하는 ‘안전 생태계’ 구축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