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신동현 기자] LG유플러스가 보안을 기업 핵심 전략으로 끌어올린 ‘보안퍼스트(Boan First)’ 비전을 공개하며 전사적 대응체계와 함께 보이스피싱 차단 기술을 대거 소개했다.
29일 서울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CISO/CPO, 전무)은 “보안은 더 이상 기술적 선택이 아닌 고객 신뢰의 본질이자 기업 생존의 기반”이라고 밝혔다.
◇ 5년간 7000억원 정보보호 투자…제로트러스트 체계 완성 목표
LG유플러스는 2023년 정보보안센터를 CEO 직속 조직으로 격상한 뒤 이사회와 경영진이 직접 보안 현황과 과제를 점검하는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홍 전무는 “보안은 이제 보안 담당자만의 업무가 아닌 전 임직원의 핵심 KPI”라며 “2027년까지 전사 제로트러스트 체계 완성을 목표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CISO/CPO, 전무) [사진 신동현 기자]](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731/art_17537580897111_43f4bd.jpg?iqs=0.6201947728142403)
정보보호 투자도 대폭 확대됐다. LG유플러스는 2024년 정보보호에 약 828억원을 투입했으며 향후 5년간 누적 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정보보호 전담 인력도 1년 새 86% 증가했다.
◇ 보이스피싱 실시간 추적·차단 시연…"악성 앱으로 단말 완전 장악"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발표는 보이스피싱 범죄조직이 운영하는 악성 앱 서버를 추적·차단하는 대응 체계였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해당 서버를 실시간 분석해 피해 고객 단말기의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긴급 알림과 현장 대응까지 연계하고 있다.
현장에서 공개된 시연 영상에 따르면 피해자의 스마트폰은 범죄조직에 의해 통화, 문자, 카메라, 앱 사용 등 거의 모든 기능이 실시간으로 통제된다. 피해자가 112로 전화를 걸어도 범죄조직이 설정한 번호로 연결되며 피해자는 통화 상대가 경찰이라고 오인하게 된다. 심지어 카메라를 통해 주변을 엿보거나, 피해자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기능까지 작동됐다.
홍 전무는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장악된 단말을 피해자가 인식조차 하지 못한다”며 “고객의 일상을 완전히 지배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LG유플러스는 실시간 탐지-알림-현장지원의 전 과정을 통합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AI 기반 3단계 대응 체계 구축
LG유플러스는 보이스피싱 대응 체계를 ▲모니터링 ▲범행 대응 ▲긴급 대응 등 3단계로 구분하고, AI 기술을 기반으로 전 과정에 실시간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먼저 모니터링 단계에서는 AI 기반 ‘고객피해방지 시스템’을 통해 악성 URL, 스팸 문자, 의심 통화 등을 24시간 탐지하고,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한다. 범행 대응 단계에서는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EXIO)’가 통화 내용을 분석해 보이스피싱 가능성을 감지하고, 기계로 조작된 음성은 '안티딥보이스' 기능으로 판별해 경고한다.
긴급 대응 단계에선 감염 의심 고객에게 알림톡을 전송하고, 전국 1800여 개 LG유플러스 매장에 상주하는 보안 전문 상담사 또는 인근 경찰청과 즉시 연계해 대응한다.
LG유플러스는 이 같은 체계를 통해 실제 성과도 입증했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경찰청에 접수된 보이스피싱 사건 중 약 23%는 LG유플러스가 악성 앱 서버를 추적해 전달한 사례로, 수천억 원 규모의 피해 예방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 홍 전무, "정부 주도 민관 협의체 필요”
홍 전무는 “통신사만으로는 민생사기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단말기 제조사, 금융권, 수사기관 등 모든 민간·공공 주체가 참여하는 민관 정보보안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 서울경찰청과 현장 공조 체계를 구축했으며, 과기정통부, 방통위, 개인정보위, 금융보안원 등과도 긴밀히 협업 중이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AI 기반 보이스피싱 대응 플랫폼’ 구축 사업에도 참여해 실질적 고객 보호 시스템을 함께 설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