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온투금융은 지난 10년간 제도권 편입을 거치며 중신용자 중심의 중금리 대출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으며 제도권 금융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최근에는 고도화된 기술력과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FETV는 주요 온투금융사들의 경쟁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진단한다. |
[FETV=임종현 기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금융) 모우다는 자체 개발한 의사 전용 신용평가모형 'MC-Score 3.0'를 고도화해 의료진 생애주기에 맞춘 전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모우다는 개원의사나 페이닥터 등 전문 의료인에 집중하고 있다. 대출 고객 구성은 개원의가 약 70%, 봉직의가 30%로 의료인 중심 전략이 뚜렷하다. 부동산·개인신용 대출 위주의 다른 온투금융사들과 달리 모우다는 6년 이상 의료금융 부문에 특화해 차별화된 플랫폼 서비스를 구축해왔다.
◇의료인 신용도·수요 확인…금융 특화 전략 전환 계기
전지선 대표는 데이터를 통한 금융 혁신을 목표로 2016년 모우다를 설립했다. 창업 전에는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플로리다주립대에서 게임이론을 강의하는 조교수로 재직했다. 2014년 미국 P2P 금융업체 렌딩클럽이 데이터를 활용해 채권 부실과 연체를 예측하며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사례를 접한 것이 창업 계기가 됐다.
전 대표는 미국에서 사업을 구상한 뒤 2016년 6월 귀국해 법인을 설립했고 두 달 만에 회원가입·입출금·투자·대출 등 핵심 기능을 담은 플랫폼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9월 초에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초기 모델은 한 달 반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신용평가 모형을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을 만큼의 데이터가 부족했던 것이 주된 이유였다.
이후 모우다는 의료 분야로 방향을 전환했다. 처음부터 의료 특화 플랫폼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창업 초기 멤버 중 의료인이 있었고 의료업종 사업자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환경도 갖춰졌다. 2016년 11월 개원의 및 개원 예정 의사 약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의료인이 소득 수준과 신용도가 전반적으로 우수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개원가의 금융 수요가 크다는 사실도 파악하면서 의료금융 특화 전략에 대한 확신을 굳히게 됐다.
같은해 12월 모우다는 첫 의사 대상 대출상품 '우리동네주치의'를 출시했다. 초기 설문에 참여했던 의사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졌고 이 상품 하나로 2017년 5월까지 누적 대출액 40억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모우다는 병의원 장래매출채권(신용카드 매출·건강보험급여채권)을 기반으로 한 사업자 대출을 비롯해 청년 봉직의를 위한 '청년닥터', 개원 초기 병의원을 위한 'MFC', 안정기 의원 대상 '비즈닥터' 등으로 상품 라인업을 세분화하며 의료금융 특화 전략을 본격화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우리동네주치의와 청년닥터 등이 있다. 우리동네주치의는 안정적인 매출 흐름이 있거나 매출 성장 가능성이 있는 병의원을 위한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상품이다. 신용카드 매출채권 신탁 또는 건강보험급여채권 양도를 통해 모우다가 병의원 매출을 우선 정산받고 병의원에 재정산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청년닥터는 인턴, 레지던트, 공중보건의 등 현재 소득은 낮지만 장래 소득이 안정적으로 예상되는 청년 의료인을 위한 비대면 간편 신용대출 서비스다.
모우다는 올해 6월 말 기준 누적연계투자금액 126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개원의사가 921억원, 봉직의사가 147억원을 차지했다.
◇의료인 전용 심사체계 구축…정교한 리스크 분석·금리 산정
특히 다른 업체가 모방하기 어려운 의료인 특화 심사·평가 시스템을 갖춘 점이 모우다의 강점으로 꼽힌다. 2022년 선보인 의사 전용 신용평가시스템은 이후 지속적인 고도화를 거치며 정교한 리스크 분석과 맞춤형 한도·금리 산정을 가능하게 했다.
모우다는 2022년 2월 봉직의사 전용 신용평가시스템 MC-Score 1.0를 처음 선보였다. 2024년 3월에는 이를 고도화한 MC-Score 2.0을 기반으로 청년닥터2.0를 출시했으며 9월에는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의사 전용 신용평가모형 MC-Score 3.0을 고도화했다.
MC-Score 3.0은 신용평가사(CB사)로부터 연체 및 부실 예측 성능에 대해 탁월한 평가를 받았다는 게 모우다의 설명이다. 고려대학교 계량경제분석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약 35만 건의 CB사 데이터를 분석해 구축된 이 모델은 변별력과 안정성 면에서 전체 의료인뿐 아니라 중신용 의료인 대상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종합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술검증에 따르면 MC-Score 3.0은 전체 고객군은 물론 중신용 의료인 대상에서도 기존 K-Score 및 Subprime-Score 대비 뛰어난 변별력을 보였다. 저축은행이 주로 다루는 중신용 고객군에서의 성능이 두드러졌으며 등급별 구간 구성과 불량률 분포 또한 고르게 설계돼 서열화가 잘 이뤄졌다는 평가다.
변별력 성능에서도 기존 대비 뚜렷한 우위를 보였다. 모델을 활용해 하위 5%를 제외할 경우 전체 고객 대비 약 16.8배, 중신용군에서는 약 8.1배 높은 고위험 고객군을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우다는 향후 수의사, 간호사 등으로 대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동물병원 커뮤니티와 협업을 논의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동물병원 종사자 전용 금융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모우다 관계자는 "의료 전문직 특성을 고려한 핀셋 신용평가 모형과 최적화된 서비스를 통해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포용적 금융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