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호반건설이 최근 국내 주요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얼굴을 내비치며 건설업 영역을 넘어 신사업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호반’이라는 이름은 최근 한진칼, HMM, 애경산업 등 굵직한 인수전에 연이어 거론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과 과감한 사업다각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PMI(인수 후 통합) 성과가 부족하다는 비판과 함께, 무리한 외연 확장이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호반건설 CI [사진 호반건설]](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6/art_17507555319595_ee617f.jpg)
현재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 18.46%를 보유 중이다. 최근 1.02%를 추가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인 최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그 특수관계인 지분 20.75%에 근접한 상황이다.
호반그룹은 2022년 사모펀드 KCGI의 한진칼 지분 전량(17.43%)을 사들이면서 2대 주주로서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등장했다. 이후 꾸준히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린 결과 어느새 최대주주 지분과 거의 맞먹을 정도로 세력을 늘렸다.
또한 호반그룹은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주요 인수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HMM 본사(서울 여의도)를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이 새 정부 들어 구체화 되면서 HMM의 민영화 가능성이 커져 인수 가능성도 함께 커지는 상황이다.
HMM은 민간기업이면서도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2대 주주인 한국해양공사 지분이 70%를 넘는 사실상 국영 공기업이다. 작년 2월 하림그룹이 인수를 시도했다가 최종 무산된 후 HMM 민영화 시도는 부산 이전 이슈와 함께 다시 부상하고 있는 상태다.
이후 시장에선 호반그룹이 한진칼과 함께 HMM도 인수해 항공과 해운을 아우르는 종합물류기업으로서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는 시나리오도 들린다.
이에 대해 호반건설 관계자는 “해당 기업 지분 추가 인수 등은 투자자로서 이뤄진 행보로 경영권 문제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특히 HMM 인수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19일 애경산업 예비입찰이 마감되면서 인수 후보군으로 유통·소비재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호반그룹이 떠오르고 있다. 건설로 출발한 호반그룹이 최근 수년간 전선·음식료·유통·숙박·서비스 등 비건설 업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경산업 인수를 통해 다수의 화장품·생활용품 브랜드들을 한 번에 확보해 유통 사업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와 같은 호반그룹의 M&A 행보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2024년 말 연결기준 호반건설 부채비율(총부채/총자본)은 53%,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504%를 기록하며 동종 대형 건설사 대비 월등한 재무건전성을 보여주고 있다.
![호반건설 실적 및 재무 현황 [사진 호반건설]](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6/art_17507555393786_2b3eeb.jpg)
특히 최근 몇 년간 누적된 유보금과 꾸준한 이익 창출 구조는 대규모 인수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실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반건설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만 2024년 말 기준 1조3261억원에 달한다. 만약 그룹 계열사 전체 현금자산을 모으고, 보유 유가증권을 매각하거나 담보 대출 등을 통하면 수조 원에 이르는 현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M&A에 필요한 재무적 여력과 구조적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소수의 중견그룹이라는 점에서 호반그룹에 대한 업계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다만, 호반그룹이 인수하려는 기업들은 모두 그룹 외 산업 영역으로 호반그룹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분야다. 실제 대한전선 인수를 제외하면 호반그룹은 현재까지 산업 다각화 과정에서 인수 후 통합(PMI) 성과나 시너지를 입증한 사례는 부족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