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장기영 기자]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가 출범 4주년을 맞는 오는 7월 1일.

공교롭게도 이날 신한라이프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던 성대규 우리금융지주 생명보험사 인수단장이 동양생명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다.

신한라이프 입장에서는 네 번째 생일을 맞는 날 옛 아군 수장이 적군 수장이 되어 돌아오는 셈이다. 반대로 동양생명은 우리금융의 새 식구가 되는 날 옛 적군 수장을 아군 수장으로 맞이하게 된다.

우리금융 자회사로 편입되는 동양생명은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성 단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성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는 우리금융 생보사 인수단장을 맡아 동양생명, ABL생명 패키지 인수를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1967년생으로 한양대 경제학과 졸업 후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해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보험개발원 원장을 거쳐 2019년 3월부터 신한생명 대표이사를 맡아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을 주도했다. 2021년 7월부터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 신한라이프 초대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었다.

성 내정자는 이 같은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통합 경험을 바탕으로 동양생명, ABL생명 통합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내년 1월 동양생명과 ABL생명 통합법인 우리라이프(가칭)가 출범하면 성 내정자가 초대 대표이사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불과 약 5년 간격으로 경쟁 관계인 2개 통합 생보사 초대 수장을 역임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성 내정자는 우리라이프 출범 이후 신한라이프 출범 당시와 마찬가지로 ‘퍼플오션(Purple Ocean)’ 개척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성 내정자는 과거 보험개발원 원장 재직 시절부터 여러 차례 퍼플오션의 중요성을 강조해 일명 ‘퍼플맨’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퍼플오션은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Red Ocean)’과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Blue Ocean)’을 조합한 말로, 발상의 전환을 통해 만드는 새로운 가치의 시장이다.

성 내정자는 신한라이프 출범 기념 기자간담회 당시에도 보라색 재킷을 입고 등장해 “다른 회사들보다 한발 앞선 도전과 혁신을 통해 기존 보험업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일류 보험사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성 내정자는 신한라이프 출범 이후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첫 해외법인인 베트남법인을 설립했다. 현재 신한라이프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요양사업도 성 내정자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추진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경쟁사 신한라이프가 요양사업, 해외사업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과 달리 그동안 신사업 추진에 소극적이었다.

성 내정자가 신한라이프에 이어 우리라이프를 통해 개척할 또 다른 퍼플오션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신한라이프의 네 번째 생일을 먼발치에서 지켜볼 동양생명 새 수장 퍼플맨 성대규의 어깨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