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나연지 기자] 삼성전자가 브로드컴 HBM3E 8단 자격시험 최종 통과, AMD와도 첫 공식 파트너십 체결 등으로 빠르게 반도체 기술 경쟁력 회복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실질적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같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 생산을 뒷받침할 전력망 부족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삼성전자, 기술 경쟁력 회복 시동걸었지만 전력망 걸림돌?
지난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브로드컴 대상 HBM3E 8단(8-Hi) 제품 자격시험(qualification test)이 최종 통과했다. <관련기사: [단독] 삼성전자 HBM3E, 브로드컴 시제품 자격 시험 통과했다>
앞서 지난 13일 AMD는 ‘AI 어드밴싱 2025’ 행사에서 신형 AI 가속기 MI350X와 MI355X에 삼성 HBM3E 12단 제품을 공식 채택한다고 밝혔다. 이는 AMD가 삼성 HBM을 공식적으로 도입한 첫 사례다.
브로드컴과 AMD는 엔비디아와 함께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핵심 팹리스다. 점유율 하락과 기술력 논란에 시달렸던 삼성전자에게 앞선 일련의 소식들은 다시 시장의 신뢰를 회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HBM3E 공급 확대와 함께 HBM4 양산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제 양산을 가능케 하는 기반 인프라, 특히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 없이는 경쟁력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생산 거점이 밀집한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평택·용인 등)는 고압 송전선 인허가 지연과 지역 전력망 포화로 현재 생산 능력 확대에 큰 제한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전력 사용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2만5767GWh였던 전력 사용량이 2023년 2만9956GWh까지 증가했다.
정부도 경기도 용인을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로 조성한다는 계획하에 전력망 확충을 고민하고 있지만 계획은 현재 수차례 지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삼성도 전력망 부족 문제의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즉각적인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실제 한국전력이 최근 확정한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은 수도권 일대에 송전망과 변전소를 구축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중장기 계획으로 즉각적인 공급 안정화는 어렵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 전력망 인프라 선제 구축으로 여유
반면 맞수로 꼽히는 SK하이닉스는 생산설비 확장 전에 전력 인프라 확보를 선제적으로 추진하며 삼성전자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실제 SK하이닉스·AWS·산업부는 약 7조원을 출자해 울산 AI 데이터센터 1단계에서 41MW를 확보했으며, 2029년까지 총 103MW 전력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설계 단계에서 최대 1GW까지 확장 가능하도록 기획돼, 중장기적 전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 SK E&S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근에 LNG 열병합 자가발전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설비는 민간 전력 자원을 활용해 한국전력 전력망 의존도를 낮추고, 분산형 전력 공급 체계를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이는 안정적 전력 확보에 기여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청주·이천 등 기존 생산거점의 전력망은 한전과 협의를 거쳐 안정적으로 구축됐으며, HBM 양산 대응에 필요한 전력 공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사진 SK하이닉스]](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6/art_17506694713972_82245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