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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인시스 IPO 제동 걸린 키움증권, IB 실적 회복 ‘빨간불’

주주간 계약 누락에 신고서 4차례 정정…IPO 일정 지연
수익성 부진·중복상장 논란에 흥행 여부도 장담 못해

[FETV=박민석 기자] 키움증권이 올해 첫 IPO(기업공개) 대표 주관을 맡은 도우인시스가 주주간 계약(SPA) 누락으로 증권신고서 정정을 거듭하며 상장 일정이 연기됐다. 수익성 부진과 중복상장 논란까지 겹치면서 도우인시스 IPO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연이은 상장 무산 여파로 키움증권의 올해 IB(기업금융) 실적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전일 도우인시스는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이전 최대주주인 삼성벤처투자가 운용하는 투자조합 SVIC와 현 최대주주 뉴파워프라즈마 간의 2023년 주주매매계약(SPA) 내용을 추가했다. 해당 계약에는 도우인시스의 공모가와 IPO 추진 여부에 따라 현 최대주주의 주식 매수 의무가 발생하는 조건이 포함돼 있다.

 

◇도우인시스, SPA 누락으로 한달 새 정정신고만 4차례

 

이 건으로 도우인시스는 근 한 달간 네 번째로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도우인시스는 지난 17일 제출된 3차 정정신고서에서는 진행 중이던 기관 수요예측을 중단하고, 일정을 다음달 3일로 약 2주 연기했다. 이에 따라 일반청약도 기존 6월 25일에서 7월 14~15일로, 상장 시점은 7월 말로 각각 늦춰졌다. 

 

이는 금감원이 도우인시스가 투자판단에 중요한 주주간의 계약 내용을 빠뜨린 점을 뒤늦게 파악하면서 증권신고서 기간 정정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계약은 최대주주인 뉴파워프라즈마가 도우인시스 상장 후 2029년까지 인수 가격의 2배 수익을 거둘 경우, 초과분의 10%를 전 최대주주인 SVIC 55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혹은 SVIC가 지정하는 자에게 지급하는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SVIC는 상장 이후에도 이사 추천권, 동반매도권, 기술 이전·양도 제한권, 신주인수권 등 다양한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

 

문제는 이 같이 기업가치에 직결되는 정보가 상장예비심사청구서에는 포함돼 있었지만, 공모 투자자에게 직접 제공되는 증권신고서에는 누락돼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상장 전 사모펀드와 맺은 SPA를 통해 수천억원의 차익을 얻은 사례가 드러나면서, 금융당국이 거래소와 함께 SPA 내용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핵심 정보를 누락한 이번 사례는 업계 안팎의 의구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상장 전 SPA를 유의 깊게 보고 있는 상황인데, 주관사와 기업이 이를 간과했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며 “단순 실무자 실수일 수는 있어도, 투자자 신뢰를 해치는 중대한 누락임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도우인시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누락된 이유를 찾고 있다"며 “증권보고서 제출은 주관사와 협의해 결정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SPA 누락은 기본적 실수…발행 vs 주관, 누구 책임인가?

 

업계에선 이번 사안이 대표주관사인 키움증권의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관사는 기업실사와 증권신고서 작성까지 전반적인 상장 절차에 관여하는데, 도우인시스 역시 이번 SPA 계약건이 제외된 이유에 대해 “주관사와 함께 논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키움증권 측은 계약 누락에 대한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음 달 3일 수요예측이 재개돼 도우인시스가 IPO 절차를 다시 추진하더라도, 수익성 악화와 중복상장 논란에 따라 속에 흥행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인 디스플레이 부품업체 도우인시스는 지난해 매출 1417억원, 영업이익 97억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66억원, 영업적자 20억원을 내며 실적이 악화됐다. 영업이익률도 2022년 12.69%에서 2024년 6.84%로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했다.

 

회사 측은 "매출은 2~3분기에 집중되는 구조"라며 “연간 기준으론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게다가 최대주주인 뉴파워프라즈마가 이미 코스닥에 상장된 상태에서 계열사인 도우인시스가 중복상장에 나서면서, 기존 주주가치 희석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키움증권의 IPO 실적은 이미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주관 실적은 지난해 8월 유라클 상장이 마지막이며, 이후 에이스엔지니어링과 숨비, 아론 등은 모두 상장 예심 자진 철회나 철회신고로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엄준성 키움증권 대표 취임 후 기업금융본부를 부문 단위로 격상하며 IB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좀 처럼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관을 맡은 기업에서 상장철회가 반복된다면 투자자들 입장에선 신뢰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하반기에 IPO 대어급 딜도 없는 상황에서 키움증권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