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지수’의 첫 편출 리스트가 공개됐다. 주주환원과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선도적 역할을 기대했던 기업들이지만, ▲실적 부진 ▲ 소극적인 주주환원 ▲미흡한 주가 관리 등으로 지수에서 제외됐다. FETV는 이번 기획을 통해 지수 편출 기업들의 문제와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
[FETV=신동현 기자] 엔씨소프트는 지난 2년간 ROE(자기자본이익률)가 급감하며 한국 밸류업 지수 대상에서 편출됐다. 2024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영업 적자를 기록한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를 비롯한 신작들을 앞세워 내년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지난 5월 22일 한국거래소(KRX)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 자료를 발표했다. 이번 코리아 밸류업 리밸런싱에 따른 새로운 편입기업과 함게 편출 기업 명단을 공개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코리아 밸류업 리밸런싱 지수로부터 편출됐다.
![[사진 엔씨소프트]](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4551279499_2dd855.jpg)
엔씨소프트는 지난 1997년 창립 직후 1998년 PC 온라인 RPG 게임인 '리니지'를 출시하며 이름을 알렸다. 리니지는 그해 12월에 대한민국 게임대상서 대상을 수상하며 흥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2003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었다. 이후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 앤 소울' 그리고 모바일 게임은 '리니지M' 등이 출시 후 흥행을 이어가며 2021년 기준 100만원이 넘는 주가를 기록하며 현재 3조9500억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한 국내 대표 게임사로서 입지를 다졌다.
그렇다면 엔씨소프트가 이번에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서 제외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거래소 측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명단서 편출된 이유는 ROE의 감소다. ROE는 기업이 주주로부터 투자받은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해 수익을 창출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서 나오는 값이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ROE가 높을수록 기업이 주주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뜻이다.
![엔씨소프트 코리아 밸류업 지수 충족 여부 [자료 FETV]](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4551626881_87cfbc.png)
엔씨소프트는 2022년 13.73%의 ROE를 기록했지만 2년이 지난 2024년 기준으로 ROE는 2.99%까지 떨어지며 10%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최근 2년간 ROE는 4.75%로 업계 평균은 4.86%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5가지 지수 편입 기준 중 '자본효율성' 항목을 충족 시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영업이익 부문에서 손실을 기록한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엔씨소프트의 연결 기준 영업수익은 1조5781억원으로 전년 1조7798억원 대비 약 2000억원 줄었다. 매출이 감소한 데다 영업비용은 1조6425억원에서 1조6873억원으로 약 450억원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악화됐다. 이에 따라 2023년 137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엔씨소프트는 2024년 10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본업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수익 감소의 배경에는 주요 게임 매출의 전반적인 둔화가 자리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리니지W의 매출은 2443억원으로 전년 4140억원 대비 1700억원 가까이 감소하며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리니지2M 역시 전년 2628억원 대비 약 800억원 줄어든 182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비용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광고선전비의 급증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4년 엔씨소프트의 광고선전비는 전년 854억원에서 1283억원으로 약 429억원이 늘어났다. 이는 전년 대비 50% 증가한 수치다.
주력 사업에서의 실적 부진으로 순이익 역시 전년 2139억원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941억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자기자본 대비 이익 창출 효율을 나타내는 ROE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엔씨소프트는 실적 반등을 위해 ‘아이온2’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시장 공략과 내부 비용 효율화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엔씨는 올해 출시 예정인 ‘아이온2’에 기존 ‘리니지 스타일’의 과금 모델을 적용하지 않고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유저 친화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PvE 레이드, 종족 간 전투, 미니게임 등 비전투형 요소를 강화해 기존 레거시 IP와의 차별화를 꾀한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유저 피드백을 반영할 수 있는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도입했으며 게임 특징을 공개하며 소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5월 29일에 엔씨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아이온2’의 첫 공식 쇼케이스를 진행했다. 방송에는 백승욱 CBO, 김남준 PD, 소인섭 사업실장 등 주요 개발진이 직접 출연해 게임의 세계관과 핵심 콘텐츠를 소개하며 유저와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아이온2' BI [이미지 엔씨소프트]](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624/art_17494553437688_40e334.jpg)
그 외에도 비용 구조 조정도 병행할 예정이다. 홍원준 CFO는 지난 5월 컨퍼런스콜서 올해 인건비는 전년 대비 15% 줄었고 해외 자회사까지 포함해 인건비 효율화 작업을 지속할 방침이라 전했다. 마케팅 전략도 기존 브랜드 중심에서 데이터 기반 타깃 마케팅으로 전환해 마케팅 비용은 매출의 5~6%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엔씨소프트는 2026년 연간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기존 레거시 IP에서 1조4000억~1조5000억원, 신작 매출로 6000억~1조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며 '아이온2'를 필두로 'LLL', '브레이커스, '타임 테이커스' 등 신작 7종의 출시 효과가 본격 반영되면 매출이 최대 2조50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온2는 과거 주요 IP 중 하나로 트레이딩 전략 측면에서 주가 매력도 유효하다”며 “6월 말 예정된 FGT 결과가 향후 기대감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이온2는 언리얼엔진5 기반 그래픽, PvE·PvP 분리 서버, 오픈월드 콘텐츠 등으로 경쟁력을 갖췄다”며 “외형 중심의 유저 친화적 과금 모델을 도입하며 글로벌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는 비용 절감 효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하반기부터는 아이온2를 비롯한 신작 모멘텀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하며 “기존 IP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만큼 회사가 제시한 2026년 매출 2조~2조5000억원 목표도 현실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