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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일반


카카오, IT 인프라 구축 B2B 포기 없다

5년간 5200억원 결손에도 2570억 추가 출자 예정
대표이사 교체로 AI 인프라 구축, B2B 강화 움직임

[FETV=신동현 기자]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수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며 B2B 사업에 대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카카오에서 분리된 이후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5년 동안 총 52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하며 고전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달 22일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약 25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출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카카오는 보통주 약 8908만주를 인수할 계획이다. 출자일은 오는 24일로 예정돼 있으며 신주배정 기준일은 6월 9일이다.

 

카카오는 이와 별도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기존 주주들의 지분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움직였다. 카카오는 전환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 501억원으로 지난달 30일 에치와이, 케이디성장투자조합, 이지스자산운용 등 5곳으로부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주식 약 41만주를 매입했다.

 

카카오는 이번 유상증자에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이를 포함해 인수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구주 매입과 실권주 확보를 통해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 사업 및 구조조정에 있어서 확실한 주도권을 가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019년 카카오의 AI리서치센터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2024년까지 5년간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024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약 5200억원이 넘는 결손금을 기록했다. 결손금이란 매년 적자가 발생할 때마다 쌓이는 손실의 누적분으로 이는 회사 설립 이후 현재까지 누적된 순손실 규모를 의미한다.

 

실제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19년 47억원의 손실을 시작으로 2020년 약 368억원, 2021년 946억원, 2022년 1612억, 2023년 1413억, 2024년 약 827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24년에 접어들어 손실폭은 줄었지만 연평균 약 10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그로 인해 2024년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1715억원을 기록했다. 납입자본보다 누적 손실이 더 커진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며 재무건전성에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카카오는 이미 1700억원을 넘는 손실을 기록한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또 다시 2570억원을 들여가며 지원하려고 할까. 

 

카카오가 AI·클라우드 전환 솔루션 B2B 분야를 핵심 사업이라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2019년 12월 설립된 인공지능(AI) 전문 기업으로 카카오의 사내독립기업(CIC)이었던 ‘AI랩’이 분사해 출범했다. AI랩 시절부터 챗봇과 음성인식 등 다양한 AI 기술을 개발·운영해 온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설립 이후 기업형 IT 시장을 겨냥해 서비스형 인프라(IaaS), 플랫폼(PaaS), 소프트웨어(SaaS) 전반을 아우르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SK그룹, LG CNS 등 총 56개의 회사를 비즈니스 파트너로 두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여기에 AI 인프라 구축과 B2B 사업 부문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3월 25일 이경진 대표이사에서 이원주 대표이사 체제로 새롭게 전환했다.

 

이경진 전 대표이사는 클라우드 분야에서 약 20년 경력을 보유한 클라우드 전문가로 지난 2014년 클라우드·빅데이터 기계학습 전문 기업인 엑슨투를 설립하고 8년 간 이끌어 왔으며 지난 2022년 1월 엑슨투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인수·합병된 후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내 클라우드 개발·전략·인프라·디지털전환(DX) 부문을 총괄해온 클라우드 분야 전문가였다.

 

새로 선임된 이원주 신임 대표이사의 경우 B2B IT 및 AI 인프라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은 해당 분야 전문가다. 2015년부터 카카오 계열사인 디케이테크인을 이끌며 ‘카카오워크’, ‘카카오 i’ 등 핵심 B2B 솔루션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해 1월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였던 케이이피를 디케이테크인에 흡수합병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시켰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이원주 신임 대표는 AI와 B2B IT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DK테크인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며 "앞으로 양사 간 시너지를 통해 AI 인프라 및 기업 대상 IT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카카오로부터 출자 받은 자금의 사용 방향에 대해선 "현재까진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