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선언한 '소주 세계화'와 '진로 대중화'가 필리핀 주류 시장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중이다. K-컬처 열풍 속 소주를 찾는 현지인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FETV는 소주가 국경을 넘어 글로벌로 나가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로'의 경쟁력과 이를 가능케 한 유통망을 살펴보고자 한다. |
[FETV=김선호 기자] 필리핀에서 스페인 상류층의 옛 주택을 이르는 ‘까사(CASA)’에서부터 일반적인 집을 의미하는 ‘바하이(Bahay)’까지 한류 열풍이 불면서 현지인이 국내와 같이 소주를 즐기는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필리핀의 문화에 ‘K-주류’가 스며들고 있는 중이다.
필리핀의 수도이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인 마닐라는 역사적인 건축물부터 현대적인 쇼핑몰과 고급 리조트까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다. 특히 5월은 여름 우기로 접어드는 시기로 평균 기온은 25도에서 35도 사이, 낮에는 습도까지 더운 편에 속한다.
니노이아키노국제공항(Ninoy Aquino International Airport, 마닐라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자마자 필리핀 마닐라의 햇빛과 습한 공기와 마주해야 했다. 그리고 앞에 펼쳐진 마닐라의 스카이라인은 필리핀 국기 뒤로 보이는 콘도와 빌딩으로 이뤄져 있었다.
2024년 기준 1억여명의 인구로 전 세계 14위 규모의 시장에 해당하는 필리핀. 약 5.6%의 GDP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중산층의 성장과 가처분 소득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 그중 수도 마닐라에는 서울보다 많은 1000만여명이 모여 살고 있다.
마닐라가 속해 있는 루손섬에만 필리핀 인구의 약 50% 이상이 넘게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로 소주가 마닐라를 중심으로 현지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등 물류 등 네트워크를 구축한 배경이다. 이 지역에서 K-컬처 인기과 함께 소주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하이트진로 협력사 K&L 물류센터. 현지 유통채널 공급 전 진로 소주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 FETV] ](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22/art_17483805449208_82e02c.jpg)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필리핀은 지난해 기준 아시아 지역에서 1인당 알코올 소비량 8위를 이름을 올렸다. 맥주 중심의 소비구조에서 수입 주류, 프리미엄 제품, RTD(Ready to Drink)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주류 카테고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현지 마트인 ‘퓨어골드’에서 만난 소비자 사이린(23세) 씨는 “한국 드라마를 보는 친구들은 대부분 소주를 알고 좋아하는 편”이라며 “보통 (필리핀) 증류주는 알코올 도수 30~40도가 많고 숙취가 있는데 소주는 그에 비해 도수가 낮고 깔끔해서 자주 즐긴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로 떡볶이를 시켜 먹기도 하고 모구모구(필리핀 음료)와 섞어서 함께 마시기도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마늘 맛 과자와 먹는 것을 좋아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산미구엘 애플과 섞어서 마시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졸로(23세) 씨 또한 “야쿠르트 1개에 소주 1병을 섞어서 마신다”며 “한국 미디어를 통해 소주를 알게 됐고 사람들끼리 입소문이 퍼지면서 ‘이거 맛있더라’ 하면서 자연스럽게 문화가 퍼진 것 같다”고 현지에서 소주를 즐기는 주류 문화를 설명했다.
![필리핀 마트 '퓨어골드'에 진열된 소주 제품(왼쪽)과 소비자의 카트에 담긴 진로 제품(오른쪽) [사진 FETV]](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22/art_17483810833302_8dfabe.jpg)
퓨어골드에서도 이를 인식하고 진로 소주를 입점시키고 판매량을 주시하고 있는 중이다. 하이트진로 필리핀법인 MD를 맡고 있는 마리 필 레예스(42세) 씨는 “대부분 직장이 많은 오피스 상권이나 주변에 가정집이 많은 슈퍼마켓에서 소주가 많이 판매된다”고 밝혔다.
퓨어골드는 중간 도매 역할을 하는 점포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구매한 제품은 다시 현지의 구멍가게로 여겨지는 ‘사리사리 스토어(Sari Sari Store)’에서 판매되는 구조를 지닌다. 사리사리 스토어는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유통채널이다.
예를 들어 퓨어골드 등에서 소주를 약 106페소에 구입한 후 병당 10페소 정도를 더해 116페소 수준으로 사리사리 스토어에서 판매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다양한 문화와 세대, 소비층이 존재하는 필리핀 곳곳으로 진로 소주가 퍼지고 있는 중이다.
K-푸드 인기와 함께 진로 소주가 판매되고 있는 삼겹살 프랜차이즈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에서는 주류 문화가 형성되고 있기도 하다. 현장에서 만난 안나(26세) 씨는 “가족 행사에서도 소주를 즐긴다”며 “친구와 마실 때는 게임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필리핀 마닐라 삼겹살 프랜차이즈 '삼겹살라맛'에서 진행한 진로라이브 촬영현장 [사진 하이트진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22/art_17483812127292_925e02.jpg)
하이트진로는 삼겹살라맛과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 음식과 소주 페어링 문화를 필리핀 현지에 적극 확산시키고 있는 중이다. 아이돌그룹을 초청해 SNS로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면서 현지에서 진로 소주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단순 제품 생산에서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품과 문화, 시간, 공간까지도 제공을 해야 주류 산업이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필리핀에서 성공 사례가 내부적으로 축적이 되고 있고 이를 다른 국가에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