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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온투업] 연계투자상품 예약거래 허용 절실

개인신용 대출 비중 2년 새 9.1%p↓...투자 접근성 개선
만기 원금 재투자 유도...시장 유동성·선순환 구조 기대

[편집자 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산업과 금융권에서는 새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정치적 혼돈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경제가 다시 부흥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FETV는 업권별 현안과 과제를 점검하고 차기 정부에 바라는 규제 완화 요구 등을 들어보고자 한다.

 

[FETV=임종현 기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계(이하 온투업계)가 금융당국에 연계투자상품 예약거래를 허용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온투업이 제도권 금융으로 안착한 만큼 업권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온투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와 자금이 필요한 대출자를 직접 연결하는 금융 서비스다. 2020년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제도권 금융에 편입됐다. 

 

1.5금융권을 지향하는 온투업은 자금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중금리 대출을, 투자자에게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제공하는 플랫폼 금융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온투업체로는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PFCT), 에잇퍼센트, 데일리펀딩, NICE비즈니스플랫폼(나이스abc), 모우다 등이 있다.

 

온투업계는 현재 플랫폼이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맞춰야 하는 구조여서 투자자 모집 지연이 차입자의 자금 실행 지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계투자상품 예약거래를 도입해 상품 매칭 효율성을 높이고 차입자의 자금 조달 안정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약거래는 투자자가 원하는 상품 조건(수익률, 기간, 리스크 등)을 미리 설정하고 해당 조건에 맞는 상품이 출시되면 자동으로 투자되는 방식이다. 현재는 투자자의 자금을 예치한 뒤 온투업체가 자체적으로 설정한 기준에 따라 차입자를 선정해 자동 투자하는 방식은 금지돼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연계투자상품에 대한 예약거래를 허용하고 같은 해 상반기 중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티메프 사태 여파로 온투업체가 판매한 일부 선정산 상품에서 원금 상환 지연 등 부정적인 이슈가 잇따르며 업계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로 인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몇몇 플랫폼이 예약거래 도입에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논의는 자연스럽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온투업계는 티메프 사태로 예약거래에 대한 규제 완화 논의가 좌초된 것을 안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 사례를 이유로 제도 전체의 발전 가능성이 막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예약거래가 허용되면 플랫폼이 사전 투자 수요를 기반으로 자금 유치 가능성을 예측하고 보다 정교한 상품 설계와 차입자 응대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는 곧 플랫폼 운영 안정성과 대출 실행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온투업 상품 유형별 대출 잔액 중 부동산담보는 49.6%로 가장 높았고 개인신용 대출은 3.6%에 그쳤다. 개인신용 대출 비중은 2년 전인 2023년 4월(12.7%)와 비교하면 9.1%포인트(p) 감소했다.

 

온투업계가 시중은행 등 1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금융 소외계층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출발한 것과 달리 개인신용 대출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온투업계는 예약거래가 활성화되면 이 같은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신용 대출 투자 상품은 소액 분산투자에 적합하지만 투자자가 수십~수백 건의 상품을 일일이 선별해 투자하기에는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 예약거래 시스템이 도입되면 플랫폼이 사전에 설정된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투자 상품을 매칭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금융 소외계층에 대한 자금 공급을 빠르게 하고 개인신용 대출도 보다 안정적으로 취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령 투자자가 차주의 신용점수, 수익률, 대출 기간 등 다양한 조건을 미리 설정해두면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대출 상품이 등록될 때 자동으로 투자 신청이 이뤄진다. 현재 법상으로는 예약거래를 통해 하나의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이 최대 1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온투업계는 이를 통해 소액 분산투자가 실질적으로 가능해지고 자금 회전율 또한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투자자들이 예치해 둔 자금 중 약 10%는 항상 여유 자금으로 대기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자금이 예약거래를 통해 자동으로 빠르게 재투자된다면 추가 투자 유치 없이도 대출 공급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예약거래는 시장 유동성 확대와 재투자 촉진 효과도 기대된다. 플랫폼 내 자금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만기 상환된 원금이 자동으로 신규 투자로 이어지게 된다. 이로써 자산 회전율이 높아지고 전체 시장 유동성도 강화될 수 있다.

 

금융기관 연계투자 확대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금융기관의 연계투자가 본격화되면 대규모 자금이 짧은 시간 내에 배분돼야 하는 상황이 빈번해진다. 이때 예약거래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면 기관과 개인투자자가 동시에 효율적인 조건에서 투자를 진행할 수 있어 투자 편중을 막고 플랫폼의 신뢰성도 높일 수 있다.

 

예측 가능한 수익모델 구축 측면에서도 예약거래는 의미가 있다. 예약 투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플랫폼은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 모델을 마련할 수 있다. 향후 경영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제도 설계의 기초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온투업계 한 관계자는 "예약거래는 투자자 편의성, 차입자 만족도, 플랫폼 수익성, 시장 신뢰도를 모두 끌어올 수 있는 기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