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해 말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8%대로 치솟으며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침체 여파로 부동산PF 부실이 수면위로 떠오른 탓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PF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를 요구하면서 저축은행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FETV는 주요 저축은행별 PF대출 현황과 이를 책임지고 있는 주요 인물들을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
[FETV=임종현 기자] DB저축은행이 지난해 조직 개편을 통해 여신감리파트를 여신감리팀으로 격상했다. 여신감리는 대출 실행 이후 사후관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점검하고 이상 징후를 포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개편은 여신 건전성 확보와 리스크 선제적 대응을 위한 조직 역량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위험관리책임자(CRO)는 리스크관리팀과 여신감리팀을 함께 총괄하게 됐다. 김재선 CRO가 과거 여신관리팀장을 역임한 만큼 여신감리 업무에 대한 실무 경험과 전문성이 조직 운영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리스크관리본부장은 조대훈 상무가 맡고 있으며 김 CRO와 함께 리스크 대응 체계를 이끌고 있다.
◇PF 자율협약 종료 후 부실 사업장 증가
이번 조직 개편은 지난 2년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데 따른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2023년 3월 시행된 저축은행 PF 자율협약이 종료된 후 정리되지 못한 부실 사업장 문제와 부동산 경기침체 등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PF 자율협약은 저축은행 업권이 부동산 PF 사업장의 정상화를 위해 자율적으로 마련한 조치다. 당시 저축은행들은 동일 사업장에 참여한 대주단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만기 연장이나 이자 유예 등의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협약 종료 이후에는 연장 대신 회수 절차에 들어가는 사례가 늘면서 일부 부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B저축은행 통일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4.11%로 전년(1.55%) 대비 2.56%포인트(p) 상승했다. 총여신 규모가 증가했음에도 고정이하여신이 더 빠르게 늘어나면서 비율 상승 폭이 더 가팔랐다.
같은 기간 총여신은 2조1205억원으로 전년(1조8754억원)보다 2451억원 늘었고 고정이하분류여신은 871억원으로 전년(292억원) 대비 579억원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부실이 확대된 영향이다. 기존 정상이나 요주의였던 부동산 관련 대출채권의 건전성이 고정이하로 떨어지면서 연체율이 급격히 상승했다.
부동산 업종별 신용공여 한도 준수 및 자산건전성 분류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부동산PF대출·건설업·부동산 관련 신용공여액은 8347억원으로 전년(8175억원) 대비 172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정상·요주의로 분류된 자산은 7812억원,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은 53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정상·요주의는 8149억원에서 감소했고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은 26억원에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DB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고정이하여신이 늘었던 것은 PF 자율협약 종료로 인해 문제 사업장들이 본격적으로 부실로 분류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대훈 리스크관리본부장, 여신·리스크관리 실무형 외부 인사
DB저축은행은 재무 안정성과 자산 건전성을 기반으로 리스크 요인을 최소화하고 새로운 수익원 창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리스크관리에 방점을 두고 고정이하여신 비율을 3%대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전략의 중심에는 김재선 CRO와 조대훈 리스크관리본부장이 있다. 두 임원은 여신감리부터 리스크관리, 심사 등 리스크 대응 체계 전반을 총괄하며 건전성 관리 강화에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김재선 CRO는 1976년생으로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 경영정보학을 전공했다. 2022년 11월 CRO로 선임돼 위험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2024년 11월에 연임에 성공해 임기는 2026년까지 11월까지다. 김재선 CRO는 여신감리팀과 리스크관리팀을 총괄한다. 리스크관리팀은 리스크관리 업무의 종합, 기획 등 통합적인 위험관리를 담당한다.
조대훈 리스크관리본부장은 여신·리스크관리에서 수년간 경험을 쌓은 외부 영입 인사다. 1972년생으로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BNK캐피탈 여신지원본부 본부장을 거쳐 DB저축은행 리스크관리부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23년 리스크관리본부장으로 선임됐다. 2024년 12월 연임에 성공해 임기는 2025년 11월까지다. 리스크관리본부는 심사1, 2팀을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