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민석 기자] 이뮨온시아가 최대주주 유한양행에게 증여 받은 자사주를 활용해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면서, 투자자보호와 투심 지키기에 나섰다. 하지만 고평가 논란과 증시 악화에 따라, 상장 당일 유통주식의 16%가 쏟아져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항암 신약개발사인 이뮨온시아는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일반 청약을 거쳐 5월 코스닥 특례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IPO에서 공모 예정 주식은 914만482주로,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의무보유 확약 물량(27만4215주)을 제외하면 100% 자사주로 구성된 구주매출(신주 발행 없이 기존 주식을 시장에 매각하는 것)이다. 이는 통상적인 ‘구주매출’과 성격이 다르다. 기존 주주의 지분이 아닌 사측의 자사주를 활용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에 공모금액(약 262억원)은 전액 회사로 귀속되며, 해당 IPO로 확보한 자금은 임상과 연구 인력확충 등 R&D(연구개발) 비용으로 활용된다.
이 같은 구조는 최대주주 유한양행의 지원 덕분에 가능했다. 이번 공모에 활용되는 자사주는 작년 유한양행 으로부터 무상증여 받은 1100만주의 일부다. 지난해 상장예비신청에 앞서 이뮨온시아는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642억 규모 RCPS(상환전환우선주)와 전환우선주 총 1842만960주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했다. 당시 유한양행은 메리츠그룹(메리츠증권·화재·캐피탈)이 보유 중이던 RCPS를 전량 매수했고, 이를 보통주로 전환해 이뮨온시아에게 무상증여했다. 이외에도 유한양행은 과거 이뮨온시아를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지분을 매입하고,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제2의 렉라자'를 만들기 위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자사주(12.57%)를 제외한 2024년 말 기준 이뮨온시아의 주요주주는 유한양행(66.97%), 메리츠SNP신기술금융조합제1호(6.80%), 케이바이오글로벌헬스케어사모투자합자회사(4.12%), 프리미어글로벌이노베이션2호(1.88%), LB넥스트유니콘펀드(1.46%),비엔에이치4호기술금융투자조합(1.19%), 케이투케이아이에스2021세컨더리투자조합(1.19%) 등이다. 최대주주인 유한양행을 제외하면 벤처금융 지분만 19.10%에 달한다.
![상장 후 이뮨온시아 주요주주별 유통가능물량 [자료 이뮨온시아 증권신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6/art_17445817854756_b36b25.png)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주 발행 대신 자사주를 활용한 구주매출은 기존 FI(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 희석 방지효과가 있다"며 "이는 이뮨온시아의 주주 보호와 재무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상장 당일 오버행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뮨온시아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주식 비율은 29.40%이지만, 공모물량(12.52%)과 매각제한이 걸린 한양증권(0.26%)지분을 제외하면 실제 당일 매도 물량으로 나올 수 있는 지분은 벤처금융이 보유한 지분 16.62% 뿐이다.
통상 IPO 기업의 상장 당일 유통가능 주식 수준은 20~30%임으로, 16%가 큰편은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공모 물량보다 많은 수준이며, 고평가 논란과 증시 불황 장기화에 따라 상장 당일 차익실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장 후 기간별 유통가능주식수 [자료 이뮨온시아 증권신고서]](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416/art_17445816898866_537fb6.png)
특히 이뮨온시아는 공모가 밴드(3000~3600원)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모가 산정에 있어 2028년 예상 순이익 약 211억원의 현재가치가 반영됐는데, 이는 파이프라인 내 7개 물질의 라이선스 아웃(L/O)이 모두 성사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는 적자가 지속돼온 최근 실적과는 괴리가 있다. 더불어 순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PER(주가수익률) 또한 비교 기업을 한미약품과 HK이노엔 등 1000억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 한 회사들로 산정해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꼬리표가 따라 다니고 있다.
증시 상황도 문제다. 현재 미국발 관세 전쟁과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는 혼란스러운 상태다.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보다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으며, 이는 공모주 투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지난 2월 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오름테라퓨틱은 수요예측 실패로 공모가 밴드 하단보다 16% 가량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한바 있다. 1분기 IPO 기대주였던 LG CNS는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으로 확정됐으나,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 대비 약 10% 하락하며 IPO 시장의 냉각을 보여줬다.
특히 두 기업 모두 상장 당일 기관·외국인투자자가 순매도세를 보였기에, 시장에서는 이뮨온시아 또한 차익실현을 노리는 벤처금융사의 유통가능 지분(16.62%)이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당일 유통 주식 물량이 낮더라도 FI(재무적투자자)들의 판단과 시장 상황에 따라 상장 당일 오버행 가능성은 존재한다"며 "공모가 고평가와 증시 악화를 예견한 구주들이 있다면 오버행 우려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