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앞줄 가운데)이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에서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LG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312/art_17421741638975_d9a9bc.jpg)
[FETV=양대규 기자] LG전자가 현대자동차에 이어 국내 기업 중 두번째로 인도시장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의 IPO 규모는 1조루피(17조원)로 추정된다.
지난달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직접 인도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방문했다. 당시 LG그룹은 "구광모 LG 대표가 세계 최대 잠재시장인 인도를 찾아 ‘제2의 도약’을 위한 미래 성장전략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LG전자가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과 인수합병(M&A) 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는 LG전자 인도법인(LGEIL)의 IPO에 대해 예비 승인을 내렸다. LGEIL이 지난해 12월 6일 예비투자설명서(DRHP)를 제출한 지 3개월 만이다.
최종 승인까지 절차가 일부 남아있지만 상반기 중 뭄바이 증시에 상장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LGEIL은 LG전자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노이다와 푸네 공장에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TV 등을 생산하며 인도,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공급 중이다. 방갈로르에 소프트웨어연구소를 설립했으며 현지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온라인브랜드샵(OBS) 운영을 확대 중이다. 최근에는 인도 동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새 생활가전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올해 1월 기자들과 만나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보고 (기업공개를) 하는 것"이라며 "인도에서 정말 사랑받는 국민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LG전자 인도법인 IPO는 모회사인 LG그룹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전자 인도법인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인도에 방문했다. 구 회장은 먼저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방문해 인도 시장의 변화 상황과 생산 전략 방향을 꼼꼼하게 점검했다.
구 회장은 뉴델리의 LG브랜드샵, 릴라이언스 등 유통 매장과 인도의 실리콘밸리인 벵갈루루에 위치한 LG 소프트 인디아 법인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연구소 등을 방문했다.
구광모 회장은 “인도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경쟁 기업들을 앞서 갈 것인지는 앞으로의 몇 년이 매우 중요하고, 우리가 어느 정도 앞서 있는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새로운 30년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2018년 110억달러(약15조9533억원)이던 인도 가전제품 시장은 2025년까지 210억 달러(약 30조4563억원)로 2배 가까이 커질 전망이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인도의 가전제품 보급률은 굉장히 낮기 때문이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보급률은 각각 38%, 17%, 8%이며 핵가족화와 일하는 여성의 증가로 식기세척기 등 가사 부담을 줄여주는 가전 수요도 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인도에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과 순이익 기록했다.
당시 LG전자 인도법인은 전년 동기 1조8151억원보다 14% 증가한 2조869억원을 기록하며 인도 진출 최초로 반기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2024년 상반기 순이익은 1982억원으로 전년(1553억원) 대비 27% 증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LG전자는 2023년 에어컨(점유율 31%)과 OLED TV(64.2%)부문에서 인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에서 LG는 믿을 만한 브랜드, LG제품은 프리미엄 제품이란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에 LG전자 인도법인 매출과 순이익은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인도법인 IPO를 통해 보유 중인 지분의 15%(1억180만주) 이상을 매각해 현금 2조원 이상을 확보할 전망이다. LG전자는 구체적인 자금 활용 방안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으나, 냉난방공조(HVAC)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인도법인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자사주 매입, HVAC 부문 인수·합병(M&A)에 사용될 전망"이라며 "조달된 자금 3조원 중 20%만 자사주 매입에 사용된다고 가정해도 매입 규모는 6000억원, 자사주 매입 수량은 745만주(총 발행 주식의 4.6%)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연내 인도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확보가 예정돼 있고 중장기로는 휴머노이드 등 로봇사업 확장과 자체 인공지능(AI)칩 기술 고도화를 통한 신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주가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