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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역성장' SC제일은행...이광희 행장이 짊어진 과제 셋

잇단 사고에 '수익성 제고' 발목...리스크관리 강화 필요
건전성 지표 악화도 고민...이 행장 "올해 소매금융 도약"

 

[FETV=권지현 기자] SC제일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 등 일련의 사태로 인한 피해 금액이 실적 하방 압력을 높였다. 그사이 연체율 지표도 악화했다. 수익성과 건전성 모두 주력해야 하는 올해, 수장에 오른 이광희 행장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행장은 SC제일은행이 10년 만에 맞은 새 행장으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당시 기업금융그룹 총괄 부행장이던 이 행장을 최고경영자(CEO) 최종 후보로 낙점하며, "지난 5년간 꾸준히 높은 영업이익과 유형자본이익률(RoTE)을 기록하고 당행 전체 성과의 60% 이상을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2년새 순익 15% 줄어...사고 피해 직격탄 

SC제일은행의 지난해 순익은 3311억원으로 전년(3506억원)보다 5.7% 줄었다. 2022년(3901억원)에 비해선 15% 감소했다. 작년 순익이 하락한 가장 큰 원인은 홍콩 H지수 ELS 대규모 손실 사태에 따른 배상이었다. 은행은 12월까지 약 1030억원의 배상액을 영업외비용으로 인식했다. 영업이익으로만 따지면 연간 누적 금액(5284억원)이 1년 만에 두 자릿수 성장하며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나 일회성 비용을 대거 인식하며 실적이 타격을 입었다. 

 

티몬·티몬월드·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한 피해도 순익에 영향 준 것으로 보인다. SC제일은행은 셀러들을 대상으로 카드매출을 담보로 잡는 선정산 대출 상품을 운용했는데, 당시 잔액이 1026.5억원으로 은행권 전체 선정산 대출의 94.1%에 달했다. 카드매출 선정산 대출이란 카드매출 채권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상품으로, 당시 7월부터 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자 셀러들의 대출 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SC제일은행은 이자감면, 만기연장 등 지원책을 내걸었지만 이는 고스란히 은행 손실로 반영됐다. 


일련의 사태들이 은행 실적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는 만큼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 특히 파생상품 판매 기준 강화와 여신 심사 절차 등에 대한 면밀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티몬·위메프 사태 당시 금융감독원은 SC제일은행에 대해 "영업 확대 시 매출채권에 대한 지급의무를 갖는 쇼핑몰에 대한 신용평가 등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으며, 향후 리스크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출 줄었는데 연체율 악화 ...건전성·수익성 개선 필요

SC제일은행은 대출자산이 줄고도 부실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총여신 규모는 40조1788억원으로 전년(42조1800억원)보다 4.7% 감소했다. 반면 연체율은 작년 말 0.34%로 1년 전(0.27%)보다 0.07%포인트(p) 높아졌다. 부실채권 비중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2%로 같은 기간 0.03%p 상승했다. 2022년 SC제일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19%였다. 

 

수익성 지표의 경우, SC제일은행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6.09%로 전년(6.56%)보다 0.47%p 낮아졌다. 건전성 지표와 더불어 수익성 지표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SC제일은행 ROE는 2022년 7.59%를 기록한 뒤 2023년 1%p 이상 떨어졌다. 작년에도 하락세를 지속해 겨우 6%대에 머무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올해 첫 연간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이 행장의 경영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이 행장은 2015년 1월부터 10년간 은행을 이끈 박종복 전 행장의 배턴을 넘겨받은 두 번째 한국인 CEO다. 박 전 행장이 재임기간 큰 도약을 이뤄낸 만큼 모기업인 SC그룹은 이 행장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올해 1월 열린 신년 타운홀에는 SC그룹 디에고 디 조르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참석, "한국은 SC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새로운 은행장의 리더십 아래 수익성과 경쟁력을 갖춘 은행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소매금융 비즈니스의 도약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자산관리(WM) 사업을 통한 비이자이익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SC제일은행은 기업금융과 자산관리를 양대 축으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