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 신한은행장. [사진 신한은행]](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208/art_17400830762275_e91180.jpg)
[FETV=권지현 기자]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주도한 영업력 강화 전략이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임기 첫 해인 2023년 실적이 3위까지 밀렸던 정 행장은 영업 조직을 개혁하고 현장 실행력을 꾸준히 끌어올린 결과 지난해 1위를 꿰차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연임에 성공해 2026년까지 신한을 이끌게 된 정 행장은 홍콩 H지수 ELS 손실 부담을 털어낸 KB국민은행과 올해 진검승부를 펼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작년 당기순이익 3조6954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6300억원가량 더 거뒀다. 이번 실적으로 신한은행은 국민은행을 뛰어넘고 하나은행 추격을 따돌리면서 리딩뱅크로 올라섰다. 정 행장으로선 첫 연 순익 1등이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3조2518억원을 거뒀으며,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3조3564억원, 3조390억원을 달성했다.
이번 실적은 신한은행 자체 최고 순익이다. 2022년 처음으로 3조원대에 진입한 신한은행은 이듬해 0.7% 성장하는 데 그쳤으나, 1년 만에 20.5% 끌어올리면서 단숨에 3조원대 중반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4대 은행이 영업환경 위축 속에서도 홍콩 H지수 ELS 충당부채를 1분기부터 대거 적립하면서 예년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했던 점을 감안하면, 두 자릿수 성장한 신한은행의 이번 퍼포먼스는 더욱 주목받을 만하다.
신한은행이 2023년 부진을 딛고 리딩뱅크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엔 정 행장의 영업력 극대화 프로젝트가 있다. '영업통' 정 행장은 임기 첫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 조직개편을 통해 신한은행을 영업중심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영업채널을 4개 영업그룹으로 구분 편제해 영업추진 1~4그룹을 출범시킨 게 대표적이다. 영업 전문성과 동력을 올리기 위해 영업추진그룹을 확대, 각 그룹에 힘을 실으며 영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영업조직을 뒷받침하는 영업지원부문도 신설, 현장 일선에서 본연의 역할에 한층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전국 영업망에 확실한 성과를 주문해 달라진 분위기를 조성했다. 부서장 인사제도도 개혁, 현장에서의 가시적인 영업력이 실질적인 승진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영업조직 개혁과 현장에서의 실행력 토대가 갖춰지면서 신한은행은 영업자산 측면에서 확실한 외형확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원화대출금은 320조2233억원으로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에 견줘 약 30조원 불어난 것으로, 증가율은 4대 은행 중 최고 수준인 10.3%에 달한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이 7.2% 늘었으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6.4%, 4% 성장했다. 2023년 신한은행은 원화대출금이 3.2% 늘어 4대 은행 중 꼴찌였으나 1년 만에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하며 큰 폭의 자산성장세를 만들어냈다.
대출자산 증가에 조달경쟁력 제고 노력이 더해지면서 핵심이익인 이자이익이 크게 늘었다. 2023년 8조4027억원이던 이자이익은 지난해 8조8370억원으로 5.2% 성장했다. 역시 4대 은행 중 최대 성장률로, 같은 기간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3.6%, 1.7% 늘었으며, 하나은행은 역으로 2.3% 줄어들었다.
비이자이익은 전년보다 20.6% 증가한 52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신한은행의 비이자이익은 ELS 사태 등 영향으로 자산관리(WM)부문이 위축되면서 전년 수준에 못 미쳤지만, 방카·외환 등 수수료이익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3분기에 큰 폭으로 상승 전환했다. 이자·비이자이익 기반 확대 덕분에 총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9% 늘어난 9조3576억원을 달성했다. 첫 9조원대 기록이다.
조직 효율화를 통한 비용 통제도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판관비는 3조9132억원으로, 1년 전보다 2.6% 상승했다. 전년도 증가 수준인 3.0%에서 상승폭을 줄였다. 총영업이익 증가세가 판관비 증가세를 웃돌면서 비용 효율화도 달성했다. 작년 말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1.82%로 전년보다 1.35%포인트 개선됐다.
정 행장은 올해도 영업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지난 연말 임기 2기 시작을 알리면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디지털이노베이션(영업추진4)그룹과 기관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관솔루션그룹을 새로 만들었다.
정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찾는 일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연결과 확장의 기회를 찾아 비즈니스 영역을 더욱 넓혀가야 한다"며 "플랫폼 솔루션 차별화를 통해 미래성장 기반을 만드는 일에 속도를 높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