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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양종희 나올까...4대 금융 실적 발표에 쏠리는 눈

역대급 순익 예고에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 주목

 

[FETV=권지현 기자] 4일 하나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주요 금융지주 실적 시즌이 이번 주 시작된다. 지난해 4분기에도 주요 금융지주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해당 금융사들은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호실적은 시장금리 하락에도 대출 옥죄기에 나선 금융당국 정책에 따라 고금리를 유지한 결과로, 직원 횡령‧부당 대출 등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로 금융권을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이자 장사' 논란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각 금융지주들은 배당 확대 등 주주가치 제고는 물론, 다양한 ESG 활동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3분기 실적발표 당시에는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그리고 대형 금융지주 수장 중 처음으로 등장해 금융권 이목을 끌었다. 양 회장은 그룹의 주주환원 현황과 의의 및 향후 계획 등을 6분가량 차근차근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지난해 4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총 2조4160억원으로, 2023년 4분기(1조3421억원)보다 80%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KB금융의 예상 순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1.1% 불어난 7210억원으로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많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5761억원에서 7085억원으로 23.0%, 하나금융은 4597억원에서 5945억원으로 29.3% 각각 더 거뒀을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금융의 전망치는 3920억원으로 1년새 312.6%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예고했다. 4대 금융의 작년 전체 순익 전망치는 총 16조8017억원으로, 2023년(15조1367억원)과 비교해 10.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지주의 호실적은 고금리에도 늘어난 가계대출 영향이 크다. 지난해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 전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리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급증, 이자이익이 크게 불었다. 9월 들어 규제가 시작되자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인상, 상승세는 주춤해졌지만 12월까지 높은 증가 수준을 보였다. 

 

가계대출 규제가 맞물려 시장금리는 내렸지만 대출 금리는 더 높게 유지됐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되며 시장 금리는 하락했지만 가계대출 규제를 위해 대출 금리를 상향 조정하면서 은행의 예대마진이 증가한 것이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5년 고정형 기준금리로 사용되는 은행채 5년물의 경우 지난 8월 3.101%로 연 저점을 기록했지만 시중은행들은 오히려 가산금리를 활용해 이후에도 금리를 내리지 않았다. 8월 당시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금리는 연 3.32%~3.86%를 형성,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대출 금리가 떨어졌던 지난 6월(3.60~3.83%) 보다 상단이 높았다. 12월에는 주담대 대출 금리가 더 올라 연 4.28~4.55%를 나타냈다.

 

역대급 실적에 금융지주는 이익 환원 방식을 두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금융지주들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에 따라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잇달아 발표했다. 

 

KB금융은 올해부터 보통주자본(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당장 지난 연말 CET1비율 13%가 넘는 잉여자본을 올해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활용한다.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 및 자사주 5000만주 소각'이라는 통 큰 결단을 내렸다. 두 금융그룹은 현재 분기 균등배당을 시행하고 있다. 

 

하나금융도 분기 균등배당을 도입, CET1비율을 13~13.5% 구간 내에서는 주주환원 정책을 일관되게 이행하기로 했으며, 우리금융은 CET1비율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주주환원율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9월 말 기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각각 13.17%, 12.0%다. 

 

금융권에서는 양종희 회장의 '깜짝 등장' 처럼 금융지주 회장이 이번에도 직접 나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직접 발표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해 KB금융 최고경영자(CEO)가 실적발표 자리에 나서 그룹의 주주 정책을 설명한 것을 주의깊게 살펴봤다"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CEO가 직접 주주 및 사회 환원과 관련된 부분을 설명하면 일시적인 설명자료보다 더 영향력있고 진정성이 배가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