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권지현 기자] 최근 국내 대형금융지주 경영진과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기업 환경에 민간함 내부자들의 매수세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 등 금융지주 3곳 경영진·임원 22명은 지난 한 달 새 자사주 총 1만8895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새로운 임원들이 주도적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기존 경영진도 힘을 보태고 있는 모습이다. 회사 실적에 대한 책임성을 더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경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3곳 중에선 하나금융 경영진·임원의 자사주 매입 수가 가장 많았다. 함영주 회장, 이은형·이승열·강성묵 부회장 등을 포함해 총 9명이 1만350주를 사들였다. 함 회장은 지난달 27일 하나금융지주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입했으며, 강성묵 부회장은 1200주, 이은형·이승열 부회장은 각 1000주씩 장내 매수했다. 이외 박종무 부사장(500주), 김미숙 부사장(500주), 강재신 상무(500주), 박근훈 상무(400주), 강정한 상무(250주)도 자사주 총 2150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주 경영진 전체가 그룹의 장기적 성장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과 주가 부양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자사주 매입은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실질적인 주주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지난 한 달 새 총 8명의 경영진·임원들이 자사주 2345주를 사들였다. 지주 부사장을 지내고 올해 KB국민카드 사장으로 취임한 김재관 대표는 지난달 11일 5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외 주요 임원들인 권봉중 전무(500주), 박진영 상무(360주), 차대현 전무(248주), 나상록 상무(217주), 전효성 상무(200주), 서기원 상무(200주), 정신동 전무(120주)도 자사주 매입 행렬에 동참했다.
신한금융에선 최근 사외이사를 포함한 임원들이 6000주가 넘는 자사주를 일제히 사들였다. 천상영 부사장이 1500주, 방동권·이이균 부사장이 각 1000주씩 신한지주 주식을 매수했으며, 김지온 상무(700주)와 최영권 사외이사(2000주)도 자사주를 장내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최고경영진들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방어에 나선 기업은 주가가 오르는 모습이다. 지난달 30~31일 하나금융 함 회장 등 자사주 매입 공시 나간 이후 하나금융 주가는 7일 종가 기준 1.58% 올랐다.
기업 최고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해당 기업의 주가가 바닥권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자사주 매입으로 거래량도 늘기 때문에 주가를 높이는 수단이 된다. 하지만 경영진·임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사주를 매입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이 무작정 따라갈 경우 손해를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