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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포커스] '꿩 대신 닭'...대출로 돈 버는 카드사들

본업인 '신용판매'서 수익성 악화...카드론 등으로 수익 보전
카드론 수익 4조원, 매년 증가세...2금융권 대출 '풍선효과'

 

[FETV=임종현 기자] "꿩 대신 닭이라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올 한해 어려운 업황 속에서 카드사들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는 결국 대출성 자산 확대를 통한 '불황형 흑자'라며 쓴웃음을 짓고 있다. 카드사들은 본업 경쟁력 악화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수익성 방어를 위해 대출에 더욱 의존하는 악순환에 빠진 셈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는 올해 9월 말까지 총 당기순이익으로 2조2511억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8.3%가량 증가한 수치다. 언뜻 호실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가맹점 수수료 수익 감소라는 이중고 속에서 대출 영업 확대로 간신히 수익을 방어한 셈이다.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환경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022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카드사들의 조달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이는 곧 카드사의 이자비용 부담으로 이어졌다. 이에 BC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가 올해 1~3분기 동안 지출한 이자비용만 3조4255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2조9136억원) 대비 17.57% 증가한 금액이다.

 

아울러 카드사의 주요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율 등 본업 수익은 낮아지고 있다. 카드사 전체 수익에서 가맹점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1.4%에서 지난해 38.5%를 기록했다. 4년 새 2.9%포인트(p) 감소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내년 2월14일부터 연매출 10억원 미만 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0.1%p 인하하는 내용의 '2025년 카드수수료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연매출 10~30억원 가맹점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은 0.05%p 낮아진 1.45%로 결정됐다. 연매출 1000억원 이하의 일반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은 동결됐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라 카드사들의 수익성에 경고등이 커졌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카드 수수료율이 인하하면 카드사의 신용판매수익 하락은 불가피하다"라며 "전업카드사 8곳의 연간 개인신용판매 이용금액을 691조원을 가정했을 때 내년 연간 수익에서 약 2400억원이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불황에 수수료율 인하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카드사들의 대출 상품 의존도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성 자산이 늘어날수록 카드사들의 이익도 함께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9개 카드사(농협카드 포함)의 11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5453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10월 말(42조2201억원)보다 3252억원 증가한 수치다.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9183억원으로 전월(6조8355억원)보다 828억원 늘었다. 

 

8개 카드사(농협 제외)의 상반기 카드론 수익은 2조4009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가파르게 증가하는 카드론 증가 추세를 보면 카드론 수익 역시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카드론 수익은 ▲2019년(3조9119억원) ▲2020년(4조1025억원) ▲2021년(4조3663억원) ▲2022년(4조3828억원) ▲2023년(4조5327억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카드론의 경우 일반 은행 신용대출과 달리 담보 및 보증이 없고, 별다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대출 상품이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긴축 기조에 2금융권으로 대출이 집중되는 '풍선효과'가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본업인 신용판매만으로는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고금리에 소비 심리는 얼어붙었고, 가맹점 수수료율마저 계속 낮아지고 있다"라며 "결국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카드론 등을 늘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